(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다른 장기로 전이돼 완치가 어려운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수술 후 생존율 예측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예측모델을 활용하면 수술 후 생존 가능성이 큰 환자를 사전에 선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유방암센터 유방외과 채병주·유태경 교수팀은 1990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유방암학회 유방암등록사업에 등록된 환자 2천232명 중 수술로 장기 생존한 환자의 특징을 분석해 이러한 예측모델을 도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4기 유방암으로 알려진 전이성 유방암 전체 환자의 3년 생존율은 56.4%, 중앙생존기간은 44개월이었다. 중앙생존기간이란 100명의 환자를 생존 기간의 순서대로 나열할 때에 50번째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을 칭한다.
3년 생존율은 1990년대 38.7%, 2000~2004년 50.5%, 2005~2009년 57.3%, 2010~2014년 70.1%로 우리나라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전체 생존율은 꾸준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 중 유방 및 액와부(겨드랑이) 수술을 받은 환자는 1천541명(69%), 수술을 받지 않은 환자가 588명(26.3%), 부분 수술을 받은 환자는 103명(4.6%)였다.
유방 및 액와부 수술을 한 환자의 3년 생존율은 62.6%였다. 중앙생존기간은 53개월로 수술을 받지 않은 환자의 31개월보다 길었다.
전이성 유방암 수술 환자를 분석한 결과, 수술 후 예후에는 유방 종양의 크기, 암세포의 분화도, 암세포의 림프·혈관 침범 여부 등의 인자가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인자로 위험률을 계산해 수술받은 환자의 예후를 측정할 수 있는 예측모델을 개발했다. 예측 생존 점수를 0~10점으로 정한 뒤 점수에 따라 환자를 4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이 모델을 환자에 적용한 결과를 다시 확인했다.
그 결과 위험률 점수가 0~3점으로 제일 낮은 그룹의 3년 생존율이 87.3%로 가장 높았다. 이는 전체 환자의 3년 생존율(56.4%)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앞서 수술한 환자의 예후 인자를 점수화한 예측모델은 향후 수술에 적합한 환자를 선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유 교수는 "수술을 하려면 항암치료를 멈춰야 하므로 장기 생존할 가능성이 큰 환자를 정확하게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며 연구에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방암 연구와 치료'(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6월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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