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치산 추천 역사인물 그린 연극 공연…유임론 커지나

입력 2017-09-12 12:08  

中 왕치산 추천 역사인물 그린 연극 공연…유임론 커지나

잇단 공개활동 이어 반부패 치적홍보·'왕치산 따르기' 캠페인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권력실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추천한 반부패 역사소설이 극화돼 중국 공산당의 교육기관 중앙당교에서 연극으로 공연됐다.

최근 왕 서기의 공개활동이 잦아지고 그를 사상적으로 추종하는 듯한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왕 서기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유임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베이징일보가 운영하는 웨이신 계정매체 창안제즈스(長安街知事)에 따르면 지난 5일 저녁 베이징의 중앙당교 강당에서 작가 왕웨원(王躍文)의 동명 소설을 내용으로 한 연극 '대청상국'(大淸相國)이 공연됐다.

청나라 강희(康熙)제 시기의 상국(영의정 격) 진정경(陳廷敬)을 주인공으로 한 이 연극은 중앙당교 신학기의 첫 문화공연 행사로 모두 1천여명의 당원·간부가 관람했다.

창안제즈스는 '왕치산이 추천한 사람, 중앙당교에 진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극화 소설이 지난 2014년 왕 서기가 공직자들에게 필독도서로 추천한 뒤로 베스트셀러가 됐던 책이라고 전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진정경은 청나라 강희제 때의 실존 인물로 청렴하고 직무에 충실한 관리의 표본으로 그려진다. 과거를 보러 간 주인공이 우연히 조정의 비리를 목격한 뒤로 조정의 치열한 권력투쟁 속에서 청렴을 지키며 50년간 강희제 곁에서 생존한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작가 왕웨원은 "책에 나온 '지근완인'(幾近完人·거의 완벽함에 이른 인물)이라는 표현도 저평가된 말이다. 강희제는 그를 두고 '전인(全人·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라 칭할 만 하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가 인격이나 문장, 학문, 청렴, 행정 면에서 완벽했다는 의미다.

이 연극은 상하이희극예술센터가 2014년 6월 왕웨원과 판권 계약을 맺고 극화한 뒤 지난해 6월 상하이에서 초연돼 호평을 받았다. 특히 젊은층의 호응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당교는 이 연극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베이징시의 교무위원들과 교직원들도 공연 관람에 참가하도록 했다.

앞서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발간한 '중국가관'(中國家觀)이라는 책도 진정경의 가풍 등을 소개하며 '왕치산 따르기'에 앞장섰다.

내달 18일 개막되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에서 왕 서기 거취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최근의 이 같은 움직임은 왕 서기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유임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미국에 체류중인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의 집중적인 비리 의혹 폭로로 한동안 신변 이상설이 나돌았던 왕 서기는 최근 한달여만에 모습을 드러내며 일주일새 세차례의 공식활동을 벌였다.

지난 8일부터는 왕 서기가 이끈 반부패 치적을 홍보하는 5부작 정치다큐멘터리 '순시이검'(巡視利劍·순시는 날카로운 검)도 관영중앙(CC)TV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이와 관련, 중국 법제만보는 올 들어 1∼8월 사이 비리 조사로 낙마한 차관급 이상 고위관료가 모두 29명에 이른다며 이는 지난한해 전체의 '호랑이'(부패 고위관료) 사냥실적 26명을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올해 들어 38명의 고위관료가 비리 혐의가 확인돼 실형을 선고받은 것도 지난한해 실형 실적 35명을 넘어선 것이라며 반부패 척결 작업이 계속 강화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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