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금지·김영란법 여파로 위축된 영업환경 개선 위해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국내 제약사들이 제약영업에 가상현실(VR) 기기를 도입하고, 영업사원에 연기를 배우도록 하는 등 기존과는 다른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맞춰 제약영업도 변화하고 있다는 평과 함께 의약품 리베이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 여파로 크게 위축된 영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유제약은 영업사원의 화술 및 표현력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연기교육을 도입했다.
병원이나 약국 등 회사 외부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영업사원의 특성상 적극적인 소통 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조치다.
이미 지난 7월 하순부터 일부 영업사원에 발음과 발성, 복식훈련을 통한 기초연기, 드라마 실습 기초 과정 등을 격주 1회로 총 4회, 8시간을 교육했다. 앞으로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연기교육을 확대할 예정이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최근 영업 환경 다변화에 따라 효과적인 제약영업의 필요가 높아져 이러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종근당[185750]과 한국MSD는 공동 판매 중인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의 영업에 VR 기기 '자누비아VR 디테일'을 도입했다.
이 기기는 의료진에 다양한 당뇨병 환자 임상데이터를 제공하고 실제 환자 진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예컨대 의료진이 VR 기기를 착용하고 스마트폰으로 프로그램을 재생하면 가상 당뇨병 환자들이 진료실을 방문해 상담을 받는다. 이어 VR 내 영업 담당자에게 임상데이터와 기대 치료 효과 등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다.
종근당은 제약영업 현장에 디지털 소통 기법을 도입해 기존 마케팅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타사와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점차 누적되는 임상데이터 등의 정보를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과거 접대에 급급했던 제약영업이 시대의 변화와 윤리규정 강화, 각기 다른 회사의 상황에 맞춰 다양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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