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MBC, 예능 재방송에 광고 단가 80% 선으로 하락

입력 2017-09-13 07:00   수정 2017-09-13 09:24

파업 MBC, 예능 재방송에 광고 단가 80% 선으로 하락

"MBC 주말 광고 물량 일부 KBS로 넘어가기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MBC가 파업으로 방송에 차질을 빚으면서 주요 예능 프로그램의 광고 단가가 평소의 80% 선으로 떨어졌다.

13일 광고계에 따르면 MBC의 대표 예능인 '무한도전'과 '나혼자 산다' '라디오 스타' 등의 광고 단가가 지난 4일 시작된 MBC 파업과 함께 떨어졌고, 광고 물량도 빠졌다. 이들 프로그램이 정상방송되지 않고 '스페셜'이라는 이름으로 기존 방송을 짜깁기 한 재방송을 내보낸 탓이다.

MBC의 간판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은 평소 15초짜리 광고에 1천305만원을 받는다. 그러나 '무한도전 스페셜'이 방송된 지난 9일에는 15초짜리 광고가 1천만 원 전후로 판매됐다.

또한 '무한도전'은 평소 광고가 완판돼 회당 40개의 광고가 붙는데, 재방송이 편성되면서 광고 물량도 줄었다.

'나혼자 산다'와 '라디오 스타' 역시 '스페셜' 방송 편성으로 평소보다 광고 단가가 하락했으며 광고 물량도 감소했다.

광고계 관계자는 "아직 MBC 파업이 한주밖에 안 됐고 재방송이라고 해도 프로그램의 이름값이 유효하고 편성 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에 광고 물량이 갑자기 많이 빠지지는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당연히 광고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앞서 '무한도전'이 올초 7주간 재정비 기간을 가지자, '무한도전'이 방송되던 시간의 광고 물량이 50% 급감한 바 있다.

MBC는 파업 시작날인 4일 오후 5시부터 5일 오후 4시까지 TV 광고송출을 중단하기도 했다. 기술국의 광고송출 전문 인력들도 파업에 돌입하면서 벌어진 사태였다.

MBC는 이에 대해 지난 7일 "언론노조MBC본부 파업으로 광고가 불방되면서 날린 광고만 수억 원"이라며 "창사 이래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MBC에서 빠진 광고 물량이 KBS로 옮겨가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MBC와 함께 KBS도 지난 4일부터 파업을 하고 있지만, KBS는 아직 뉴스와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만 차질을 빚고 예능과 드라마는 정상 방송되면서 파업 중임에도 때아닌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이다.

KBS 2TV 주말극은 평소에도 광고가 완판, 특판되지만 최근에 광고 물량이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광고총량제 도입으로 개별 프로그램의 광고 편수 운용이 자유로워지면서 가능한 일이다.

KBS 관계자는 "주말극을 비롯해 일부 주말 프로그램의 광고 물량이 최근 늘어난 게 맞다"고 확인했다.

광고계 관계자는 "MBC와 KBS가 나란히 파업 중이지만 방송 차질 정도가 달라 MBC 프로에 붙던 일부 주말 광고가 KBS 쪽으로 넘어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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