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제사회 메시지에 귀 기울여야"…韓 "안보리 결의 거부는 자기모순"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북한은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 사무국에서 열린 군축회의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전날 대북제재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을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결의를 주도한 미국을 위협했다.
북한 제네바대표부 한대성 대사는 "가장 강력한 용어로 단호히, 법적 근거가 없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거부한다"며 "미국은 지금까지 겪었던 어떤 고통보다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핵 프로그램이 완성 단계에 들어서자 미국이 이를 되돌리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정치·경제·군사적 갈등을 촉발하고 있다며 미국을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군축회의 참가국들은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로버트 우드 미국 제네바대표부 군축담당 대사는 "북한은 국제사회의 뚜렷한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고, 지금과는 다른 길을 걷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인철 제네바대표부 차석대사는 "안보리 결의 거부는 유엔 헌장과 15개 안보리 이사국의 권한을 무시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유엔 회원국 자격으로 군축회의에서 발언권을 얻었는데 결의 거부는 자기 모순적인 행위다"라고 비판했다.
김 차석대사는 이어 "북한이 군축회의를 거듭 선전 매체로 활용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군축회의에서 잇따라 도발 발언을 하는 북한을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는 올해 4월 취임한 나카미쓰 이즈미(中滿泉·53) 유엔 사무차장 겸 고위군축대표가 처음 참석했다. 나카미스 고위군축대표는 거듭된 북한의 핵실험을 비판했다.
최근 북한 대사를 추방한 멕시코, 페루는 군축회의에서 북한 대사 추방 사실을 언급하며 북한을 규탄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유류공급을 30%가량 차단하고 북한산 섬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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