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글로벌 해양시추업체인 시드릴이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1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시드릴은 채권단과 구조조정안을 합의한 뒤 미국 텍사스주 빅토리아의 연방법원에 미국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 절차를 밟았다.
노르웨이 선박왕 존 프레드릭센이 소유한 시드릴은 최근 수년간 지속된 저유가와 업황 악화로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채권단과 채무 만기 연장 등의 협의를 진행해왔다,
시드릴은 한국 조선사들에 드릴십을 발주, 건조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회사의 파산 가능성은 해당 조선사들에서도 악재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시드릴은 선순위 채권자들이 만기가 임박한 57억 달러의 회사채 상환을 2020년까지 연장하고 만기까지 분할 상환을 받지 않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선순위 채권자들은 함께 시드릴에 10억 달러를 신규 출자하기로 했다. 시드릴에 따르면 출자는 8억6천만 달러의 담보부 약속어음과 2억 달러의 주식으로 이뤄진다.
시드릴은 채권자들의 40% 이상, 선순위 채권을 보유한 은행들의 97%가 신규 출자안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후순위 채권자들이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이면 모두 23억 달러의 무담보 채권이 이 회사의 15% 주식 지분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드릴은 법원의 허락을 거쳐야만 출자 합의서에 서명할 수 있고 이를 구조조정안에 통합해 채권자들의 투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담당 판사는 채권자들의 투표 결과를 참작해 구조조정안을 승인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올해초 시드릴은 8억4천300만 달러의 회사채 만기일을 사흘 앞둔 9월 12일을 파산보호 신청 기한으로 설정하고 채권자들과의 협상에 매진해왔다.
시드릴이 법원에 제출한 신청서에 따르면 파산보호 대상이 될 부채와 자산의 범위는 100억∼500억 달러이며 도이체방크 트러스트가 가장 많은 무담보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도이체방크 트러스트가 보유한 채권은 17억4천만 달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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