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논의 분수령…주호영 "의원총회에 영향 미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바른정당이 새 지도부 구성 방식을 놓고 내부 진통을 겪는 가운데 13일 원외위원장들의 총의를 모으고자 마련한 연석회의장에서 다수의 위원장들은 '유승민 비대위 체제'를 요구했다.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연석회의는 소속 국회의원과 전국의 원외위원장들이 함께 참석하는 만큼 차기 지도부 체제 논의의 분수령으로 여겨져 주목됐다.
전지명 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연석회의에서 위원장 다수가 당이 위기 상황인 만큼 비상대책위원회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었다"며 "비대위원장에는 유승민 전 대선후보가 적임자라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밝혔다.
원외위원장들의 다수가 '유승민 비대위 체제'를 주장함에 따라 이날 저녁 20명의 의원이 참석하는 의원총회 논의 역시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원외위원장 의견이 어떤 건지 아는 건 오늘 의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지난 7일 이혜훈 전 대표가 사퇴한 이후 새 지도부 체제를 놓고 이른바 자강파와 통합파 간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연석회의의 주된 주제는 '유승민 비대위 체제'에 대한 찬반이었다. 원외위원장 가운데 총 21명이 발언에 나섰고 절대다수가 유승민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출범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수희 최고위원은 "다수가 유승민 비대위원장으로 가야 한다고 했고, 일부는 유승민을 아껴야 한다. 다음에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21명 중 1명만 반대했고 나머지는 모두 유승민 체제로 가자는 의견이었다"며 "원외위원장들 절대다수가 유승민 체제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수 의원이 회의 도중 퇴장한 가운데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하태경 최고위원,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지상욱 의원 등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비대위 대신 대표 권한대행 체제를 주장하고 있는 김무성 의원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유승민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드릴 말씀이 따로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연석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저녁에 의원총회를 열고 최종합의 도출을 시도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당사 앞에서는 일반당원 서너 명이 당은 비대위 체제로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A4 용지 한 장 분량의 결의문을 일일이 배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비대위를 통해 당을 정상화 시켜 달라. 비대위 구성이 합의되지 않는다면 30일 이내에 전대를 열어야 한다"며 "이런 내용에 동의하는 당원 503명의 온라인 서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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