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중국 WTO 제소는 옵션…정책은 성깔대로 할 수 없어"(종합)

입력 2017-09-13 16:50  

김현종 "중국 WTO 제소는 옵션…정책은 성깔대로 할 수 없어"(종합)

"서비스 개방 중요…공산당대회 이후 한중 FTA 추가 협상"

"한미FTA 모든 가능성 대비…공동연구에 대한 답변 기다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3일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여부에 대해 "카드라는 것은 일단 쓰면 카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날 산업부 세종청사에서 한 기자 간담회에서 "제소할 건가 안 할 건가는 옵션으로 항상 갖고 있지만 어떤 게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일지 아주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플랜 A가 있으면 B, C도 있어야 한다"며 "승소한 다음 단계는 무엇인지 그런 것을 다 생각하고 분석해야지, 정책이라는 것은 내 성깔대로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유통과 관광 분야의 중국 조치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중 FTA 서비스 분야 추가 협상을 해야 한다는 지적에 "양자 차원의 서비스 개방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은 FTA 발효(2015년 12월 20일) 2년 안에 서비스 부문 후속협상을 개시하기로 한 바 있다.

그는 중국 최고지도부 개편이 이뤄질 다음 달 18일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까지는 중국도 강경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고서 "18일 이후에 기회를 봐서 이런 것도 잘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한반도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교차로로 균형을 잘해야 하는데 우리는 지금까지 해양세력과 긴밀한 협조 아래 잘해왔다"면서 "해양세력과 긴밀한 관계 유지도 중요하지만, 대륙세력과의 관계도 긴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중국과의 경제협력 방안으로 한국의 인천과 중국의 상해 등 자유무역구가 있는 도시 대 도시의 FTA를 제안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러시아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러시아의 메이저 국영기업이 한국의 조선업체와 주식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상호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해보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북극 항로 개척에 특별 선박이 필요한데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조선업이 러시아와 협력하면 국내 일자리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의 한미 FTA 개정협상 요구와 관련 "우리는 그쪽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그렇지만 모든 협상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니까 준비는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FTA 공동위원회에서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 요구에 대해 FTA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공동 연구·분석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아직 미국의 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김 본부장은 "서로의 니즈(needs)가 뭔지 파악하면서 점차 협상할 예정"이라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FTA와 무역적자의) 인과관계에 대한 공통 연구 분석을 하자고 요청했고 그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의회 동의 없이 한미 FTA를 폐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법이라는 것은 항상 해석이 일방적으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양쪽으로 다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미국과 언제 개정협상에 착수할 것이며 협상의 유불리를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질문에는 "국운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부 직원들은 외교부와 좀 다르다"며 외교부에서 산업부로 옮긴 통상교섭본부장 자리에 10년 만에 돌아온 소감을 얘기했다.

그는 "파스타 먹다가 청국장 먹는 느낌이랄까. 산업부 직원들은 순수하고 일을 시키면 잇몸으로라도 하고 의리도 있어 제가 세종시로 이사 왔는데 마음은 많이 편하다"고 밝혔다.

통상교섭본부장을 맡기 위해 포기한 WTO 상소기구 위원에 한국인 후임을 앉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국제기구가 됐든 해외에 진출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참여정부 시절 외환보유액 일부를 국부펀드로 조성해 미국의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정부의 탈원전에도 유효하냐는 질문에는 "10년 전 이야기"라면서도 "웨스팅하우스가 원전 제조 노하우도 있지만, 원전을 해체하는 기술도 있다"고 말했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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