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희 "'빵꾸똥꾸' 애칭 감사하지만 언젠가 넘어서야죠"

입력 2017-09-13 16:04   수정 2017-09-13 19:03

진지희 "'빵꾸똥꾸' 애칭 감사하지만 언젠가 넘어서야죠"

영화 '이웃집 스타'서 한채영과 모녀 연기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빵꾸 똥꾸야!"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아역배우 진지희가 어느덧 훌쩍 자라 대학 입시를 앞둔 19살 여고생이 됐다.

성인 연기자로의 전환점을 앞둔 그는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이웃집 스타'에서 톱스타의 딸 소은 역을 맡아 한채영과 모녀로 호흡을 맞췄다.

13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진지희는 "요즘 여자가 주인공인 영화를 찾아보기 힘든데 모녀가 주인공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아 작품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책임감을 배울 수 있다는 점도 끌렸다"고 말했다.

현재 고등학교 3학년생인 진지희는 영화 속에서 중학교 3학년생인 한소은 역으로 나온다. 톱스타인 한혜미(한채영 분)의 딸이지만, 자신의 가족관계를 숨긴 채 그녀의 이웃으로 살아온 소녀다.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아이돌 스타에 열광하는 평범한 중학생이지만, 엄마의 앞길을 막지 않기 위해 많은 것을 참아온 속 깊은 아이기도 하다.

"실제 내 나이보다 훨씬 어린 역할이어서 걱정도 됐어요. 하지만 소은이는 통통 튀고 발랄하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엄마보다 더 어른스러운 성격을 지닌 캐릭터에요. 소은이가 전달해야 하는 감정은 성인 연기자 못지않죠. 초반 엄마와 사이가 안 좋았다가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이 아이가 겪게 되는 감정 기복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려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엄마 역을 맡은 한채영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되고 얼굴도 전혀 닮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많아서인지 싸우면서 친해지는 것처럼 금방 친해졌다"며 "채영 언니가 나를 동생처럼 사랑으로 대해줬다"고 말했다.





아직 19살 발랄한 소녀인 그는 연기 경력 14년 차의 배우다.

서너살 무렵 사진관의 추천으로 아역모델 선발대회에 나가 뽑힌 것을 계기로 연기 학원에 다닐 기회를 얻게 됐고, 2003년 드라마 '노란 손수건'의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후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은 그를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빵꾸 똥꾸야!'를 외치던 아역배우로 기억한다.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빵꾸 똥꾸'라는 애칭이 따라다니는 것에 대해 그는 "감사하다"면서도 "넘어야 할 한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 작품 만난 게 다행이라 생각하고 아직도 그 애칭에 대한 기쁨과 감사함을 갖고 있어요.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배우로서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되면 한계가 있으니 그걸 넘어서야 한다는 거죠. 제가 잘 성장해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면 '빵꾸 똥꾸'보다는 성장한 제 연기를 봐 주실 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대학 입시를 앞둔 그는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기 위해 현재 입시학원에 다니며 수시 전형을 준비 중이다. 어렸을 때부터 14년간 연기를 해왔으면 연기에 싫증을 내거나 연기자 외에 다른 꿈을 꿨을 법도 한데 그는 고개를 저었다.

"한창 꿈을 꿀 대여섯 살 때 연기를 시작해서인지 연기자에 대한 환상과 꿈만 키워왔지 다른 꿈은 없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할리우드에 가서 영어로 연기해서 상 받고 수상소감 말하고 그런 귀여운 꿈들을 꾸면서 연기에 대한 애착을 키워왔죠. 다행히 촬영하는 순간순간이 너무 즐거웠어요. 어렸을 때 이 재능을 찾은 것에 대해 오히려 감사하면서 살아왔죠. 할리우드에 대한 꿈이요? 아직도 변함없어요. 그래서 입시 끝나면 영어와 중국어를 배울 예정이에요.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잖아요.(하하)"

앞으로 어떤 장르에 도전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는 "형사물 '시그널'의 김혜수 선배님처럼 날카로우면서도 걸크러쉬한 매력이 넘치는 역할도 보고 싶고 공효진 선배처럼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싶다"며 "최근에는 영화 홍보를 위해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는데 제 생활을 보여줄 수 있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성인 연기자가 되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냐는 질문에도 그는 "나만의 색깔을 지닌 연기자고 되고 싶다"며 다부지게 대답했다.

"연기하는 것에 대해 계속 연구해 가면서 색다른 역할도 '지희화'해서 저만의 캐릭터가 담긴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항상 초심을 생각하면서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무얼 하든 내가 잘하고 있다는 당당함과 확신을 잃지 않는 저의 모습을 꿈꿔봅니다."





hisun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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