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라크 북부 지역에 쿠르드족의 독립국 건립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13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실은 전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은 쿠르드계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에 반대하지만 "쿠르드 국민이 자신의 국가를 얻으려는 정당한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독립국 건립 준비를 위한 쿠르드족의 국민 투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한 첫 국가가 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오랫동안 쿠르드족에 동정을 표시해 온 국가로 꼽힌다.
네타냐후 총리는 2004년 6월에도 쿠르드족의 독립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시몬 페레스 전 이스라엘 대통령과 아비그도르 리버만 국방장관 등 다수의 전·현직 고위급 관리들도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앞서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자치정부는 이라크와 터키, 이란 등 주변 국가의 반대에도 오는 25일 이라크 정부로부터의 독립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찬반 투표를 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쿠르드자치정부는 이번 투표가 곧바로 쿠르드자치정부의 완전한 독립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찬성이 절대다수일 것으로 예상되는 투표 결과를 통해 쿠르드족의 자결권을 놓고 이라크 정부와 협상할 때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최근 쿠르드자치정부와 이라크 정부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이라크 내 최대 거점인 모술을 탈환하고 나서 나온 것이다.
이라크는 북부의 쿠르드계, 남부의 시아파 아랍계, 서부와 북부 일부의 수니파 아랍계 등 3개 민족이 인구 3천600만명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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