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중도 유적은 3천년 전 생활상 간직한 타임캡슐

입력 2017-09-14 16:40   수정 2017-09-14 19:57

춘천 중도 유적은 3천년 전 생활상 간직한 타임캡슐

청동기시대∼원삼국시대 주거지, 무덤 유적 무더기 출토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강원도 춘천 시가지 북서쪽 의암호에 떠 있는 중도는 한반도 중부에서 거주했던 고대인들의 생활상을 밝혀낼 중요한 유적지로 꼽힌다.

중도는 상중도와 하중도로 나뉘는데, 선사시대 유적이 모여 있고 관광지로 유명한 곳은 하중도다. 강원도가 추진 중인 레고랜드 조성 사업 대상지도 하중도다.

지난 1980년 국립중앙박물관이 발굴조사를 하면서부터 중도는 고고학계의 이목을 끌었다. 원삼국시대(초기 철기시대와 삼국시대 사이 시기) 주거지 2기가 나왔고, 이른바 '중도식 토기'라고 불리는 토기들이 출토됐다.

또 강원대 박물관은 1981년 원삼국시대 돌무지무덤(적석총)을 조사해 토기 조각과 청동제 귀고리, 쇠칼, 쇠화살촉을 찾아내기도 했다.

이후 간헐적으로 진행되던 중도 조사는 레고랜드 사업과 동시에 본격화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2013년 10월 시작돼 이달 중에 마무리되는 발굴조사에서는 청동기시대 환호(環濠·도랑 겸 마을 경계시설) 1기와 원삼국시대 환호 1기, 주거지 1천495기, 지석묘(고인돌) 133기 등 약 3천100기의 유적이 확인됐다.

특히 관심을 끈 유적은 둘레 404m, 내부 면적 9천여㎡의 청동기시대 사각형 환호다. 이는 한반도에서 확인된 최초의 청동기시대 사각형 환호로, 이전까지 나온 환호는 모두 원형이었다.

또 청동기시대 주거지 1천266기와 지석묘(고인돌)를 포함한 청동기시대 무덤 150기, 농경 유적이 한꺼번에 발굴되면서 충남 부여 송국리 유적에 버금가는 청동기시대 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병현 숭실대 명예교수는 "청동기시대 주거지와 고인돌은 중심 시기가 기원전 8세기∼기원전 7세기로 보인다"며 "사회가 발전하면 취락 규모가 커지고 구성이 정밀해지는데, 중도는 사회복합도(발전도)가 높은 유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중도에서는 원삼국시대 주거지 229기와 무덤 6기도 출토됐다. 원삼국시대 유적 중 일부는 수면 아래에 있어서 그 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근거로 학계에서는 원삼국시대 춘천 지역에 상당히 강력한 세력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건무 전 문화재청장은 "중도는 기원전 13세기∼기원전 12세기의 조기(早期) 청동기시대부터 원삼국시대까지 다양한 시기의 유적이 다량으로 발견된 의미 있는 장소"라며 "유적의 밀집도가 높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명예교수는 "청동기시대 사각형 환호와 원삼국시대 취락 유적은 이제 국내 고고학계에서 핵심적 위치를 점하게 됐다"면서도 "레고랜드로 인해 발굴조사가 급하게 진행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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