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도 1시간 통화"…외곽서 영향력 과시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트럼프의 오른팔'로 불리다 대북전략 누설 논란 끝에 경질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2~3일마다 통화한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자포럼 참석차 홍콩을 방문 중인 배넌은 지난 12일 그랜트 하얏트호텔에서 비공개 오찬을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배넌은 이 자리에서 "어제(11일) 저녁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1시간 안팎 통화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유혈사태를 촉발한 백인우월주의 파문이 계속되는 와중에 백악관을 떠났지만, 여전히 외곽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지 않은 조언을 하고 있다는 과시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배넌이 두 차례 통화한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그리 자주 통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WSJ은 전했다.
백악관에서 퇴출당한 이후로 비교적 침묵했던 배넌이 다시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주목된다.
지난 10일 방송된 CBS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것은 현대 정치사의 큰 실수"라고 비판했고, 13일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는 미·중 담판을 통해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는 11월 중국 방문 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정상외교 일정이 전직 참모진의 입을 통해 공개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배넌은 홍콩에서 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지도자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가장 존경한다"고 말했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지만,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아시아 순방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국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고, 일본 NHK도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한·중·일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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