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어떻게 처분할 지 고민 중"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흔치 않은 선물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교황은 13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 말미에 이탈리아 농부로부터 송아지를 건네받았다.
북부 피아첸차에서 온 농민은 교황 전용차인 포프모빌을 타고 신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교황 앞으로 다가가 끌고온 흰색 암컷 송아지를 전달했다.
안젤로 그라미냐라는 이름의 이 농민은 자신이 프랑스 가톨릭 성지인 루르드에 순례를 다녀온 직후 태어났기 때문에 송아지 이름을 '루'(Lou)로 붙였다며 "우리 가족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가축을 교황께 드리게 돼 꿈만 같다"고 말했다.
교황은 세계 각지에서 온 가톨릭 신자로부터 정성이 담긴 크고 작은 선물들을 받아왔지만 살아있는 생명체를 선물받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로 꼽힌다.
교황청 공보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특별한 선물을 어떻게 처리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송아지를 빈곤 가정에 다시 선물로 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콜롬비아 순방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카르타헤나에서 포프모빌을 타고 이동 중 차량 유리창에 부딪혀 왼쪽 볼과 눈썹 위에 상처를 입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상처 부위가 시퍼렇게 멍이 든 모습으로 일반 알현에 나타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이날 일반 알현에는 가톨릭으로 개종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참석해 교황과 따로 인사를 나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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