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축구협회 "경찰 수사 지켜보겠다"

입력 2017-09-14 14:45  

어수선한 축구협회 "경찰 수사 지켜보겠다"

대표팀 졸전 논란에 전·현직 집행부 비위 수사까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대한축구협회가 전·현직 임직원들의 형사 입건 소식에 침통한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이 14일 협회 전·현직 임직원을 무더기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발표한 직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엔 이를 취재하려는 언론사 기자들이 몰렸고, 대외 창구인 홍보실 관계자들도 관련 내용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쏟았다.

최근 대표팀 전력 악화 논란과 팬들의 대표팀 감독 교체 요구에 이어 임직원들의 배임 논란까지 겹쳐 뒤숭숭한 분위기가 진동했다.

일단 대한축구협회는 경찰 조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 조사로 전·현직 임직원들의 비위 행위가 적발된 뒤 자체 조사에 나선 바 있다"라면서 "자체심의위원회 결과 당사자들이 부득이하게 업무 연장 선상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밝혀 사법적 판단 이후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조사 이후엔 내부 통제 기능을 마련했고, 현재는 강력하게 내부 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이 14일 발표한 업무상 배임 혐의 불구속 입건 대상자는 총 12명이다. 이 중 6명은 퇴사했고 6명은 현직 직원이다.

협회는 "피부미용실 등지에서 개인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했던 직원은 비위 행위로 퇴사 조치했다"면서 "현직 직원들의 법인카드 사용 문제는 사적 활용 여부를 가려내기 힘들어 사법적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 4월부터 부적절한 용도로 법인카드를 사용하지 말라는 '클린 카드' 지침이 내려왔음에도 계속해서 법인카드를 사적 사용했다는 지적에 관해선 "협회는 2013년 내부 시스템을 구축했다. 내부 규율 강화 과정에서 미비한 감독 체계로 인해 이런 논란이 발생했는데, 이 점에 관해선 죄송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전 회장은 재임 시절 국제축구경기에 부인과 동행한 뒤 부인의 항공료 약 3천만원을 협회 공금으로 부정 처리했고, 지인들과 골프를 치면서 1천400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고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 김진국 전 전무이사와 김주성 심판운영실장도 골프장에서 법인카드로 3천만원을 사용했다. 이회택 전 축구협회 부회장도 입건됐다.

협회는 금명간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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