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12만㎞에 이르는 세계 4번째로 긴 철도망을 가진 인도가 마침내 고속철을 향해 첫발을 디뎠다.
14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자신이 12년간 주 총리를 지낸 고향 구자라트 주의 최대 도시 아메다바드에서 열린 인도 첫 고속철 착공식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참석해 공사 시작을 알리는 버튼을 눌렀다.
구자라트 주 아메다바드에서 마하라슈트라 주 뭄바이까지 508㎞를 최고 시속 320㎞로 잇는 이 고속철은 2022∼2023년 개통 예정으로 일본 신칸센 방식이 채택됐다. 1조1천억루피(19조4천500억원)에 이르는 건설비용의 80%인 8천800억 루피(15조5천600억 원)를 일본의 50년 만기 연이율 0.1% 차관으로 충당한다.
아베 총리는 "이곳에 다시 올 때는 모디 총리와 함께 고속철을 타고 창밖으로 인도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싶다"는 말로 고속철 착공을 축하했다.
모디 총리는 일본이 고속철 건설을 위해 인도에 대규모 자금을 저리로 지원함을 강조하면서, "일본은 인도의 진정한 친구임을 증명했다. 고속철 사업의 공은 아베 총리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화답했다.
모디 총리는 또 고속철이 인도의 생산성과 고용을 높이고 산업 지형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015년 12월 모디 총리와 아베 총리는 인도의 첫 고속철로 신칸센을 채택하고 일본이 이 고속철 건설 비용의 80%를 인도에 차관으로 제공하는 데 합의했다.
인도는 장기적으로 수도 뉴델리와 서부 뭄바이, 남부 첸나이, 동부 콜카타를 고속철로 연결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모디 총리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베 총리는 모디 총리와 함께 신칸센을 타고 도쿄 역에서 효고 현 신고베 역까지 3시간을 이동한 뒤 신칸센 열차를 만드는 가와사키 중공업 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중국 역시 지난해 인도에 6천340만 달러(720억원) 규모의 고속철 기관차 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밝히는 등 인도 고속철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지만 최근 인도와 국경분쟁 등으로 일본과 비교하면 인도 내 경쟁에서 한발 뒤쳐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인도 일각에서는 인도가 항공산업이 번성하는 가운데 수요가 겹치는 고속철도에 많은 투자를 하기보다 기존 철도 안전성을 높이고 현대화하는데 더 신경 써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인도는 지난달 19일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에서 열차가 탈선에 승객 20여명이 숨지는 등 낡은 설비와 부실한 안전 관리로 철도 사고가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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