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사립유치원 휴업 국민 반응 싸늘…철회 방법 찾아야"

입력 2017-09-14 17:53   수정 2017-09-14 19:49

조희연 "사립유치원 휴업 국민 반응 싸늘…철회 방법 찾아야"

한유총, 서울교육청 방문…"정부가 요구사항 이행 의지 보이면 재고"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4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관계자들에게 "집단휴업을 하지 않고 주장을 전달할 방법을 진지하게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서울시교육청을 방문한 한유총 서울지부 대표들과 면담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하고 "실제 휴업에 돌입하면 행정제재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한유총 관계자들은 정부가 누리과정 지원금 인상 등 약속한 부분을 이행할 의지가 있따면 휴업 계획을 철회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집단휴업에 대한 국민 반응이 싸늘하다"면서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대화를 통해 사립유치원들의 현실적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해결할 방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전기옥 한유총 서울지회장은 "불가피하게 휴업을 결정하게 돼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불편함을 준 것은 미안하다"면서도 "교육 당국이 우리 생각을 들어보지 않고 휴업에 대한 엄중한 행정조치부터 말한 것은 마음 아프다"고 밝혔다.

그는 "국공립유치원 확대에 반대하진 않지만,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국공립을 늘리면 사립은 문 닫을 위기에 처한다"면서 "똑같이 세금을 내는 데 사립유치원 부모들만 (유치원비를) 20∼30만원씩 부담해야 하는 이유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사립유치원들은 자신들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적어 공립유치원과 달리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은 유치원비를 일부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한유총은 18일과 25∼29일 두 차례 집단휴원을 예고한 상태다.

이들은 정부가 사립유치원 누리과정 지원금 인상을 약속했었다며 이를 이행할 것과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을 중단할 것 등을 요구한다.

이날 조 교육감과 한유총 서울지부 면담은 20여분 만에 소득 없이 끝났다.

전 지회장은 면담 후 "누리과정 지원금 인상 등 국가가 약속한 부분을 이행하면 된다"면서 "우리도 대화로 잘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부가 우리 요구를 단시일에 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정부가) 약속을 지킨다는 확신이나 신뢰를 준다면 휴업(결정)도 굳이 계속 지켜갈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지회장은 정부가 요구사항을 이행해준다는 일정 정도의 의지를 보이면 휴업을 다시 생각할 수 있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어 "공공성을 내팽개치고 '사용자 파업'에 나서는 일부 사립유치원들은 차라리 폐업하라"면서 한유총의 집단휴업 방침을 규탄했다.

또 전교조는 시·도 교육청에 사립유치원 휴원일 임시돌봄서비스 제공을 재고하라고 요청하면서 "사립유치원 운영자들의 욕심이 빚어낸 무단행위에 따른 피해를 공립유치원이 떠안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무리한 떠넘기기에 따른 공립유치원 유아 학습권 침해에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면서 "교육부와 교육청들은 사립유치원 휴업 결손을 공립유치원으로 메꾸려 하지 말고 단호한 대응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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