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예능도 '아재 파워'…윤종신·김건모 등 90'스타 맹활약

입력 2017-09-15 09:00   수정 2017-09-15 09:51

음원·예능도 '아재 파워'…윤종신·김건모 등 90'스타 맹활약

윤종신, 음원차트 1위…서태지, 올림픽주경기장 공연

김건모·이상민, '미운 우리 새끼' 등 예능 대세로 떠올라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아이돌 홍수 속에도 대활약을 펼치는 1990년대 스타들이 있다.

1990년 데뷔한 윤종신(48)이 음원차트 정상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고, 1992년 그룹 서태지아이들로 출발한 서태지(45)는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25주년 공연을 열어 3만5천명의 관객을 모았다.

또 방송계에서는 1992년 데뷔한 김건모(49)와 1994년 데뷔한 혼성그룹 룰라의 이상민(44)이 SBS TV '미운 우리 새끼' 등을 통해 '대세 예능인'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가요계가 디지털 음원 시장으로 변모하고, 예능계가 아이돌 중심으로 전환된 속에서도 '아재 파워'로 생명력을 확인시켜줬다.





◇ 음원은 '찌질 곡의 대가' 윤종신, 공연은 '문화 대통령' 서태지

요즘 '1등 가수'란 축하를 받는 윤종신은 하반기 가요계의 '핵'으로 떠올랐다. 데뷔 28년 차 가수가 댄스곡 성수기라는 여름에,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자신의 오리지낼러티를 살린 발라드로 정상에 올랐다는 점에서다.

지난 6월 22일 공개된 윤종신의 '좋니'는 별다른 홍보 없이 노래의 힘으로 순위가 상승하더니 약 2개월 만인 8월 음원차트 정상을 휩쓸었다. 이달까지도 엠넷 '쇼미더머니 6'에 출연한 래퍼인 우원재의 '시차'와 여러 차트에서 1위를 다퉜다.

이 곡은 공개 당시, 멜론 차트 100위권에 들지 않았으나 노래방에서 많이 불리기 시작하면서 100위권에 안착했고, 이후 윤종신이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라이브로 노래하는 모습이 방송된 뒤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좋니'가 가요 프로그램과 가온차트의 8월 '노래방 차트'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공감을 끌어낸 것은 노랫말의 힘이 주효했다.

'좋으니 그 사람 솔직히 견디기 버거워/ 니가 조금 더 힘들면 좋겠어/ 진짜 조금 내 십 분의 일만이라도/ 아프다 행복해줘~'('좋니' 중)

떠나간 연인을 못 잊는 '찌질한 남자'의 모습은 1990년대 윤종신의 대표곡 '너의 결혼식'(1992)과 '이별 연습'(1992), '오래 전 그날'(1993)의 정서를 그대로 옮겨왔다.

여기에 서정적인 슬픈 멜로디와 고음을 절규하듯 부르는 창법은 3040 세대에는 친근함을, 그를 예능 MC로만 여기던 1020 세대에는 신선함을 안겼다.

작곡가 신사동호랭이는 "윤종신 씨는 지금의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원래 하던 스타일'의 곡으로 1등을 했다는 점이 대단하다"며 "음악 어법과 가사 등에서 오리지낼러티가 강한 것은 2010년부터 7년간 '월간 윤종신'이란 제목으로 신곡을 매월 내는 지속성이 뒷받침 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공연계에서는 올핌픽주경기장에서 3만 5천명의 관객을 한 번에 모은 서태지가 있다.

국내 공연장 규모로는 최대인 올림픽주경기장은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 가수 조용필·이문세를 비롯해 엑소 등 팬덤이 막강한 소수의 아이돌 그룹만이 채울 수 있는 무대다.

일부에선 서태지가 방탄소년단을 게스트로 세웠음에도 공연을 매진시키지 못했다며 '티켓 파워가 예전 같지 못하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평소 활동이 없는 서태지가 이곳에서 대규모 30~40대 팬들을 집결시켰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저력을 평가할 만하다.

서태지는 1990년대 힙합, 댄스, 메탈, 국악 등을 접목해 다양한 음악적 전이를 하면서 가요계 흐름을 바꿔놓았고, 기성 질서에 일침을 가하는 메시지로 당시 X세대(1990년대 젊은 세대를 일컫는 말)를 리드하면서 '문화 대통령'으로 군림했다.

이번 그의 25주년 리메이크 프로젝트에 참여한 후배 가수들이 "영광이다"고 표현할 정도로 지금의 가수들에게도 그는 '우상'으로 불린다.

20년 경력의 한 공연 관계자는 "활동 없이 2년 만에 공연을 열면서도 주경기장에 입성했다는 자체가 서태지의 존재감이 유효한 것"이라고 말했다.










◇ 예능은 '쉰짱구' 김건모·'궁상민' 이상민…광고까지 진출

김건모는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활동 25년 만에 '예능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기행에 가까운 일상 속 엉뚱함과 무모한 도전, 남다른 '소주 사랑'으로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쉰짱구', '소주믈리에'란 애칭까지 얻었다.

김건모의 포복절도 에피소드는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는 소주로 트리와 분수를 만들고, 마라도에서 짜장면집 투어를 하고, 어머니의 수십 장 되는 흰색 블라우스에 온통 배트맨 로고를 박고, 5시간에 걸쳐 30인분 대왕 김밥을 싸며 웃음을 유발했다.

예능의 효과로 지난해 광주에서 시작된 김건모의 25주년 기념 투어는 현재 전회 매진을 기록 중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김건모와 함께 등장해 '서울사람'이란 별명이 붙은 소속사 손종민 대표는 "지금껏 13개 지역에서 공연했는데 '미운 우리 새끼'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공연장 규모를 키웠음에도 전회 매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50대 중견들이 하기 어렵다는 광고도 3편이나 찍었다. 어머니와 함께 찍은 스카이라이프를 비롯해 대선 소주, 모바일 게임 태양의 모델로 발탁됐다.







역시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 중인 이상민은 이미 여러 예능에서의 대활약으로 인생역전의 아이콘이 됐다.

룰라로 활동하며 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2004년부터 사업 부도로 빚더미에 앉은 그는 엠넷 '음악의 신' 1·2에서 자신의 흑역사를 '셀프 디스' 하면서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채무가 69억8천만원에 달한다는 고백으로 '21세기 빚쟁이', '예능 갱생'이란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예능에서 돌파구를 찾은 그는 개인 파산이나 회생을 신청하지 않고 채권자들에게 빚을 갚겠다는 목표로 좋아하던 술도 끊고 한 달에 하루도 쉬지 못할 정도로 프로그램을 늘려갔다.

현재 출연 중인 방송은 '미운 우리 새끼'와 '아는 형님', '섹션TV 연예통신', '알짜왕', '차트를 달리는 남자' 등이며, 최근 '오빠생각', '주먹 쥐고 뱃고동', '하트 시그널', '더 벙커8'을 마쳤다.

그중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궁상맞은 라이프 스타일로 '궁상민'이란 새로운 별명을 추가했다. 궁상맞지만 허세를 부리며 럭셔리함을 추구해 '궁셔리'란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채권자의 집 '4분의 1'을 임대해 사는 그는 왕복 5만9천 원짜리 배를 타고 초저가 일본 후쿠오카 여행을 떠나고, 8천 원짜리 돼지 뒷다리로 고급 필리핀 요리를 만들어내고, 시장에서 사 온 연어 머리로 스테이크를 완성하는 등 '웃플' 정도로 알뜰살뜰한 면모를 보여줬다.

일부에선 '채무를 우려먹는다'는 '악플'도 있지만 그는 초지일관 성실한 모습으로 호감을 얻으면서 광고계까지 휩쓸었다. 화장품, 안마기, 게임 등 10여 개의 브랜드의 모델로 활약 중이며, 블랙박스와 세제 등의 광고 촬영을 앞뒀다.

소속사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의 김다령 대표는 "'미운 우리 새끼'에서 열심히 사는 모습이 진정성 있게 다가간 것 같다"며 "최근 몇 개 프로그램이 종영해서 올가을 서너 개 프로그램에 새롭게 출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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