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 폭리' 쉬크렐리 보석 집행정지…"폭력 교사한 실체적 위협"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국민이 가장 싫어하는 밉상 사업가로 꼽히는 마틴 쉬크렐리(34)가 결국 철장 신세를 지게 됐다고 미 언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주 브루클린 연방지법은 지난 13일 쉬크렐리의 페이스북 글을 근거로 보석을 철회해달라는 연방검찰의 보석집행정지 요청을 받아들이고 재구속 판결을 내렸다.
쉬크렐리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 "(대선 회고록) 북투어 중인 힐러리의 머리카락을 뽑아오면 한 가닥에 5천 달러(약 570만 원)를 지불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때문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경호를 강화하는 소동이 일었다.
쉬크렐리는 풍자의 목적이라고 해명했지만, 연방지법은 "돈을 대가로 폭력을 교사한 행위일 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신변을 위협하는 실체적 위협으로 간주한 셈이다.
쉬크렐리의 이번 페이스북 포스팅은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개인적 악감정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제약회사 튜링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던 '청년사업가' 쉬크렐리는 지난 2015년 에이즈 치료약 가격을 한 알당 13.50달러에서 750달러로 무려 55배나 올려 폭리를 취했고, 의회 청문회에서도 비웃는 표정과 말투로 일관해 '국민 밉상'으로 떠올랐다.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은 쉬크렐리의 약값 폭리를 강하게 비판했고, 결국 약값 인하를 끌어낸 바 있다.
쉬크렐리는 약값 논란과는 별개로 증권사기 혐의로 2015년 말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유죄 평결까지 받았지만, 500만 달러(약 57억 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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