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유대교 단체, '콘퍼런스 콜' 초청에 거부 입장 밝혀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샬러츠빌 유혈사태'에 대한 자신의 양비론적 발언에 격분한 유대교 지도자들과 접촉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백악관은 유대교 신년제인 '로시 하샤나'를 앞두고 유대교 지도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컨퍼런스 콜(집단 전화통화)'을 위한 이메일 초청장을 보냈다.
백악관은 지난달 전달한 초청장에서 "유대교 축일을 축하하고, 유대교 단체의 관심 사항에 대해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4개 유대인 랍비(성직자) 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샬러츠빌 유혈사태를 야기한 백인우월주의자와 반(反) 유대인, 신나치 단체 등 극우세력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문제 삼아 불참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아메리칸 랍비 센트럴 콘퍼런스', '랍비 어셈블리', '랍비 재건 연합', '개혁 유대교 종교 행동센터' 등은 성명에서 "비극적인 샬러츠빌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볼 때 도덕적 리더십은 물론 인종ㆍ종교 증오로 인한 희생자들에 대한 공감능력이 아주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유대교 축일을 앞두고 유대교 지도자들과 접촉해 왔으며 특히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유대교 지도자들과 '컨퍼런스 콜'을 가졌다.
'개혁 유대교 종교 행동센터'의 그레이엄 로스 대변인은 이번 컨퍼런스 콜 거부에 대해 "우리가 경솔하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 우리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NYT는 백악관이 보이콧을 선언한 4개 유대인 단체들을 제외한 채 컨퍼런스 콜을 진행할지는 불투명하나, 트럼프 대통령이 유대교 측과 접촉 노력을 하는 데 대해선 일부 긍정적 평가도 있다고 전했다.
정통유대교회당연맹의 나탄 디아먼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시작한 전통을 계속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lkw77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