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집권여당 고위인사 6명도 기소…테메르 측 "검찰권 남용" 강력 반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의 호드리구 자노 연방검찰총장이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을 또다시 기소했다.
자노 총장은 14일(현지시간) 테메르 대통령에게 사법방해와 범죄단체 구성 등 혐의를 적용, 연방대법원에 기소했다.
테메르 대통령 기소는 세계 최대 육류 가공회사인 JBS 전·현직 임원들과 달러 환전상 루시우 푸나루 등과의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노 총장이 테메르 대통령을 기소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자노 총장은 지난 6월 26일 테메르 대통령을 부패 혐의로 기소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세계 최대 육류 가공회사인 JBS로부터 뇌물 15만2천 달러(약 1억7천만 원)를 챙겼고, 이후 9개월간 1천150만 달러를 더 받으려고 조율한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연방하원은 지난달 2일 전체회의에서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재판에 동의하는지를 묻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찬성 227표, 반대 263표로 부결시켰다.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성립하려면 전체회의 표결에서 재적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인 342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지만, 이 요건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자노 총장은 이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오는 17일 임기를 마치기 전에 테메르 대통령을 사법방해 등 혐의로 기소할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
자노 총장은 테메르 대통령 외에 우파 집권여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고위인사들도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
기소된 인사는 에두아르두 쿠냐 전 연방하원의장을 포함한 전직 연방의원 3명과 전·현직 장관 3명 등 모두 6명이다.
앞서 브라질 연방경찰은 테메르 대통령이 브라질민주운동당의 부패행위를 사실상 지휘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12일 연방대법원에 제출했다.
연방경찰은 보고서에서 테메르 대통령과 최측근 각료들이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연방정부의 공금을 유용하면서 3천150만 헤알(약 114억 원)을 가로챈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테메르 대통령 측은 "자노 총장이 검찰권을 남용하고 있다"면서 "헌법에 규정된 권한을 넘어서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반박했다.
테메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브라질민주운동당의 연방상원 원내대표인 호메루 주카 상원의원은 "자노 총장이 이성을 잃은 것 같다"면서 "연방검찰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테메르 대통령 등에 대한 기소는 오는 17일 임기가 끝나는 자노 총장의 마지막 업무가 된다.
신임 검찰총장은 여성인 하케우 도지 검사가 맡는다. 도지는 브라질 사상 첫 여성 검찰 총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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