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참여단 첫 모임 앞두고 암초…건설중단측 보이콧 논의

입력 2017-09-15 09:27   수정 2017-09-1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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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참여단 첫 모임 앞두고 암초…건설중단측 보이콧 논의

백지화시민행동 "편파적 상황, 공론화 참여 중단 고민"

참여중단 시 자료집·동영상강의 제공 등 공론과정 파행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신고리 5·6호기공론화위원회가 '시민참여단' 500명 구성을 마치고 첫 모임을 개최하기 직전에 암초를 만났다.

공론조사 과정에 '건설중단' 측 대표로 참여해온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이 15일 오전 11시 정동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긴급 비상대표자회의를 열어 공론화 참여를 중단할지를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공론화위는 공론화 과정에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도록 정례적인 협의 채널로서 '이해관계자 소통협의회'를 운영해왔다.

협의회에는 '건설중단' 측 대표로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백지화 시민행동이 참여했고, '건설재개' 측 대표로 한국원자력산업회의·한국원자력학회·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양측은 시민참여단에 제공할 자료집을 각각 동일한 분량만큼 작성하고, 시민참여단 오리엔테이션과 합숙토론 참관, 시민참여단에게 동영상 강의를 통한 각각의 정보전달 등의 역할을 맡았다.

시민행동은 시민참여단에 제공할 자료집 작성 과정에서 '건설재개' 측은 물론이고 공론화위와 의견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전체적으로 공론화 과정이 합리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보고 '보이콧'을 검토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민행동은 성명을 통해 "지금 상황이 과연 숙의민주주의를 실험하고, 사회적 합의를 해낼 수 있는 여건인지, 이대로 진행된 결과가 사회적 수용력을 가지게 될 것인지 걱정스럽다"며 "지금과 같이 편파적인 운동장의 경기에 참여하는 것은 정의로운 일이 아니고 불합리하게 만들어진 결정을 책임질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시민행동은 큰 틀에서는 정치권과 언론에 불만을 나타냈다.

시민행동은 "지난 대선에서 신고리5·6호기 건설과 관련해 안철수 후보는 건설중단을, 유승민 후보는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홍준표 후보조차 '신규 원전 건설 지양'을 약속했다"며 "그런데 이들 보수 야당들은 지금에너지 대란, 초법불법 절차 등을 주장하면서 정쟁과 갈등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5·6호기 백지화'를 공약했음에도 정부와 여당이 중립을 지키겠다면서 모든 발언과 활동을 중단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시민행동은 "정부와 여당은 자신들의 5·6호기 백지화 공약을 포기한 것일뿐더러, 그 책임을 탈핵단체들에게 떠넘기는 괘씸한 행보를 보인다"고 밝혔다.

시민행동은 이러한 문제점을 느끼는 가운데 공론화위가 '기계적 중립'을 표방하면서 시민참여단에게 제공할 자료집을 '건설재개' 측이 요구하는 제목과 형태에 끼워 맞추려 한다고 반발했다.

처음에는 양쪽이 총 분량과 목차개수만 맞추면 기타 내용은 자율에 맡기기로 했는데 이후 '건설재개'측이 요구하는 대로 제목을 바꾸라 하고, 시민행동이 작성한 토론 자료집의 상당 부분을 삭제하라는 등 공론화위가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주장한다.




공론화위는 시민참여단 오리엔테이션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시민행동이 완전히 보이콧을 선언할 경우 숙의(熟議) 과정 자체가 어려워진다.

일반적인 여론조사와 달리 공론조사는 찬·반 양측이 일반 시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학습을 하게 한 뒤 의견변화가 일어나는지에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시민행동이 참여를 중단하면, 시민참여단 500명에게 제공할 '건설중단' 측 정보를 객관적으로 만들기 어렵다. 나중에 최종 결론이 나오더라도 승복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당장 16일 시민참여단 오리엔테이션에 시민행동과 건설재개 측은 각 5명의 참관인을 투입하고, 30분씩 건설중단·건설재개 측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1시께 공론화 참여중단 여부를 발표한다. 공론화위는 분주히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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