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악몽' 케네디, 주지사 선거 승부수로 '총기규제' 공약

입력 2017-09-15 09:39  

'총기악몽' 케네디, 주지사 선거 승부수로 '총기규제' 공약

시카고 총기사고 피해자 아버지인 시민운동가, 주지사 러닝메이트 지명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의 유명 정치 가문 케네디가(家) 출신으로 일리노이 주지사 경선에 출마한 크리스 케네디(54·민주)가 시카고 총기사고 피해자의 아버지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하고 총기규제 이슈에 사활을 걸었다.

존 F.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로버트 F.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인 케네디 후보는 14일(현지시간) 선거 캠페인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6월 시카고 총기사고로 아들을 잃은 시민운동가 라 조이(44)를 부주지사 후보로 발표하면서 만연한 총기폭력 문제 해결을 주지사 캠페인 최우선 공약으로 천명했다.




일리노이 주 최대 도시 시카고를 비롯 미국 곳곳이 총기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총기규제 정책은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케네디와 조이 두 사람 모두 개인적인 총기폭력 상처를 갖고 있어 총기규제에 대한 공감대가 크다며 "케네디는 아버지와 삼촌이 총격에 의해 암살됐고, 조이는 지난 6월 총기사고로 아들을 잃었다"고 전했다.

조이의 아들 재비어(23)는 대학 졸업 후 시카고 남부 빈민지역 학교에 자원해 교사로 일하다 지난 6월 8일 시카고대학 인근에서 스마트폰을 노린 강도의 총격에 맞아 사망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3년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카퍼레이드를 벌이다 총격을 받고 숨졌다. 케네디 후보의 아버지인 로버트 케네디는 법무장관을 거쳐 연방상원의원으로 1968년 대선 경선에 출마해 캠페인을 벌이던 중 암살당했다.

케네디 후보는 총기 판매상 라이선스 취득 의무화, 범죄에 사용된 무기의 소유주 확인을 위한 총기 이동 경로 추적 프로그램 신설, 총기폭력 지대에 경찰력 증강 배치, 총기폭력에 노출된 어린이들의 정신건강 보호를 위한 의료서비스 확충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조이는 유권자 운동단체 '체인지 일리노이'(Change Illinois) 상임이사로, 최근 일리노이 주가 발효한 유권자 자동등록 입법 등을 위해 노력했다. 그는 "개인적 고통을 의미있는 목적으로 승화시킬 기회라 생각하고 케네디의 부주지사 후보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케네디 후보는 "조이는 유권자 특히 밀레니얼 세대 표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며 "그들은 정치권의 부패에 꾸준히 맞서온 인물을 원한다. 일리노이 주에서 찾아보기 힘든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조이는 "총기규제 강화와 부패척결을 이뤄낼 후보는 케네디 뿐"이라고 강조했다.

케네디는 이번 경선에서 세계적인 호텔체인 '하얏트'를 소유한 유명 부호가문 프리츠커가 출신 벤처사업가 J.B 프리츠커(52·민주)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프리츠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2기 상무장관을 지낸 페니 프리츠커의 동생이기도 하다. 그는 줄리아나 스트래튼 주 하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낙점했다.

케네디는 "일리노이 민주당 기득권층이 자신들의 이익에 맞는 프리츠커를 주지사 후보로 만들려 애쓰고 있지만 걱정하지 않는다"며 "풀뿌리 시민 참여를 통해 일리노이 민주당의 현 상태를 변화시키고 최종 승리를 일궈내겠다"는 전략이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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