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인준안 내주 고비…대법·헌재수장 동시공백 사태 가시권

입력 2017-09-15 12:00  

김명수 인준안 내주 고비…대법·헌재수장 동시공백 사태 가시권

與, 양승태 임기 만료 24일 이전 '원포인트' 본회의 추진

보수野 "사법부 좌경화 막아야"…국민의당, 秋사과 거듭 요구

청문과정서 능력·신상 문제 불거지지 않아 '정치적 반대' 野에 부담

민주-국민의당 감정적 앙금 해소가 변수…與 투톱 사과 여부 주목




(서울·대구=연합뉴스) 김경희 설승은 이슬기 기자 = 국회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가 내주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에 이어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4일까지 김명수 후보자 인준안마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법부 양대 수장인 대법원장과 헌재소장이 동시에공석이 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법부 공백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현재까지 김명수 후보자 인준을 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의 찬반이 팽팽히 갈린 데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여전히 판단을 유보하고 있어 표결 전망은 예측 불가다.

김이수 후보자 때와 마찬가지로 '여당 대 야3당 연대' 구도가 형성되면 인준 표결은 무산될 수밖에 없지만, 김명수 후보자의 경우 청문 과정에서 특별한 하자가 드러나지 않은 데다 문재인 대통령의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감안하면 부결 시 역풍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회색지대에 있는 국민의당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국회는 15일 오후 김명수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심사경과 보고서 채택을 시도한다.

그러나 보고서의 서술 형식을 놓고 여야의 입장차가 커서 접점을 찾을지는 미지수다.

여야는 앞서 전날에도 보고서 내용을 놓고 간사 간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헌재소장에 이어 대법원장 인준마저 부결될 경우 사상 초유의 사법부 공백은 물론이고 국정 운영의 중대 걸림돌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여권은 "더는 밀릴 수 없다"며 김 후보자 인준안 가결을 이끌어내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특히 다음 본회의가 잡힌 28일 이전 다음 주 중에 김 후보자 인준안 표결을 위한 '원 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인준 절차를 마무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당 지도부가 대책을 숙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헌정 사상 대법원장이 궐위 상태인 적은 없었고,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안도 양 대법원장 임기가 끝나는 24일까지는 표결을 해야 한다"며 "과거 양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때 야당인 민주당의 손학규 당시 대표는 원포인트로 본회의에 들어왔었다"며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인사청문회에서 특별한 하자가 드러난 것이 없고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고 개혁을 이끌 깐깐한 성품의 인물이어서 오히려 정부여당에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며 "이런 후보자를 단지 정치적 계산에 의해 반대하고 사법공백 사태를 방치한다면 지극히 무책임한 자세이며 여론의 역풍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미애 대표의 '땡깡' 발언에 대한 격한 반발이 국민의당을 포함한 야권 전반으로 번지면서 의사일정 합의 자체에 난항을 겪고 있고, 표결이 성사된다 해도 최소 20표를 확보할 수 있는 치밀한 수를 마련해야 하므로 첩첩산중인 상황인 게 사실이다.







보수야당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거취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표결을 연계한다는 설이 있다면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고, '추미애 때리기'에 가세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성진 후보자를 뭉개고 있다가 김 후보자가 표결에 왔을 때 사석 작전으로 쓰겠다는 망상적 생각을 하고 있다면, 정신빠진 청와대라고 규정지을 수밖에 없다"며 "사법부 좌경화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도저히 대법원장으로 앉힐 수 없는 분이 후보로 와 있다"며 "사석 작전에 대해서도 강한 성토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며 "다른 인사와 연계하지 말라던 정부·여당이 자격도 안 되는 박성진 후보자를 털지 못하고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에 도움이 될까 흥정하고 있다"며 여권의 연계 전략을 비판했다.

이와 함께 "추 대표의 발언이야말로 땡깡 중의 땡깡"이라며 "여당이라고 힘을 자랑하는 것 아닌가. 그것이 힘자랑이고 근육 자랑이다"라고 주장했다.

등 돌린 국민의당 역시 추미애 대표의 '땡깡' 발언을 거듭 문제 삼으며, 당사자의 사과없이는 아예 의사일정 자체에 합의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장진영 최고위원은 이날 대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추 대표는 잊을 만하면 판을 깨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는데 아이들은 이런 사람을 '관종(관심종자)'이라고 한다"며 "김명수 후보자 인준의 큰 훼방꾼은 추 대표고,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세게 잡는 사람도 추 대표"라며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실제 국민의당 내에는 김 후보자 인준안 표결과 관련해 '한 번 칼을 뽑았으면 끝까지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와 여론의 향배 등을 우려한듯 '단지 정치공학적 접근으로 이번에도 집단 반대를 던지기엔 부담스럽다'는 반론이 혼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철수 대표는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치열한 토론을 통해 의원 각자가 헌법기관으로 판단하는 자율 투표에 임할 것"이라며 "사법부 독립을 잘 지킬 수 있는가, 수장으로서 균형 잡힌 생각을 갖고 전체를 이끌 수 있는가 두 가지 원칙이 중요하다"고만 말했다.

kyunghee@yna.co.kr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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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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