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데모크라티아 = 유재원 지음.
민주주의를 뜻하는 영어 단어 '디마크러시'(democracy)의 어원은 그리스어 '데모크라티아'(demokratia)다. 이 말은 민중을 지칭하는 '데모스'와 통치를 의미하는 '크라티아'가 결합해 만들어졌다.
그리스학자이자 언어학자인 저자는 데모크라티아를 민주주의로 옮기는 데 대해 반대한다. 본래의 의미를 살려 '민중정치'로 번역해야 옳다는 것이다. 또 그리스어 티라노크라티아는 주인을 참칭하는 정치라는 '참주정'이 아니라 폭군이 다스리는 정치인 '폭군정'으로 해석해야 맞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저자는 고대 그리스의 정치사를 귀족정-참주정-민주정 대신 귀족정-폭군정-민중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소수 귀족 중심의 정치에 반발해 강한 권력을 지닌 폭군이 등장했고, 폭군의 가혹한 통치를 견디지 못한 민중이 정치의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을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저자는 알파벳의 보급이 민중정에 기여한 부분이 크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말한다. 문자 사용의 보편화가 성문법 제정과 민중의 교양 함양을 야기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한겨레출판. 352쪽. 1만6천원.
▲ 조선후기 공론정치의 새로운 전개 = 김인걸 지음.
지난달 서울대에서 정년 퇴임한 저자가 조선시대 정치사를 '공론정치'(公論政治)의 틀로 분석했다.
흔히 조선은 정조가 집권한 18세기까지 공론정치가 이뤄졌으나, 순조가 집권한 뒤부터 세도정치가 행해지면서 공론정치가 약화한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저자는 18세기 이후 조선의 향촌사회에서는 '향회'와 '민회'를 중심으로 하는 공론의 장이 운영됐다고 주장한다. 이 시기 향민들은 민회를 통해 관에 저항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고, 이는 훗날 민란이 일어나는 동력이 됐다.
그는 "조선은 국왕과 지배계급인 양반, 그리고 그 밑을 받쳐왔던 민(民) 등 3자가 연출한 역동적 사회였다"며 "조선 후기는 공론정치가 종식된 것이 아니라 공론정치가 새롭게 전개된 시기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8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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