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가을의 맛' 꽁치, 기록적 어획 부진에 가격 급등

입력 2017-09-15 15:03  

일본인 '가을의 맛' 꽁치, 기록적 어획 부진에 가격 급등

꽁치 이벤트 취소되고 가격 두 배 올라 서민식탁 직격탄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인에게 대표적인 '가을의 맛'인 꽁치의 어획량이 급감해 각지의 꽁치 이벤트가 축소되고 가격도 두 배 치솟았다.

15일 아사히·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동북지방 미야기현 게센누마(氣仙沼)시에서 17일 개최될 예정이던 '바다의 시(海の市) 꽁치마쓰리(축제)'는 한 차례 연기된 끝에 아예 취소됐다.

축제를 주최하는 게센누마산업센터 측은 "다시 연기한다 해도 향후 어획량이 어떻게 될지를 도무지 알 수 없다"고 취소 사유를 밝혔다. 향후 다른 가을 생선으로 이벤트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도쿄도 메구로구에서는 게센누마산 꽁치 5천마리를 무료로 맛 볼 수 있는 축제를 17일 개최할 예정이지만 실행위원회 사무국은 "마지막 순간까지 개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좌불안석이다.

게센누마어협에 따르면 올 가을 첫 어획일은 8월 23일이었다. 작년보다 하루 빨랐지만 그 뒤에는 갑작스럽게 어획량이 줄었다. 어획량은 14일까지 186t에 머물러 부진했던 작년 236t보다 적다.

이와테현 오후나토 산 꽁치를 전국에 납품하는 '꽁치직송편'도 예년보다 10일 늦은 12일 발송을 시작했다. 8천 상자를 주문받았지만, 발송불가 가능성도 고객에게 통지했다.

이와테현 미야코시는 매년 도쿄 JR메구로역 주변에서 '메구로 꽁치 마쓰리'를 개최, 무상으로 제공하는데 올해는 꽁치 어획이 부진해 미야코 대신 홋카이도 꽁치로 10일 개최했다.

농림수산성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꽁치 어획량은 1970년대에는 연간 20만~30만t이었지만, 최근 감소 경향이다. 2015년과 작년에는 11만t에 머물러 40년 만의 낮은 수준이었다.

일본 수산연구개발기구에 따르면 북태평양 서부 꽁치 자원 추정량은 작년의 절반 이하인 86만t이다. 어업정보서비스센터에 의하면 9월 10일까지 일본 어획량은 작년 동기 대비 1천t 적은 8천725t이다.

이 같은 어획량은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나마 잡힌 것도 살이 적은 꽁치가 너무 많다. 평년은 한 마리의 무게가 150~160g 이었지만 올해는 110~130g 수준이 많다고 한다.

이처럼 어획량이 줄자 가격은 평년보다 두 배 가깝게 치솟은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어획 부진 원인은 분명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해류흐름 등 자연요인에 의해 줄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만과 중국 어선들이 공해상에서 대량으로 잡은 것도 요인으로 지적된다.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나가야 노부히로 전무 대표이사는 "일본의 꽁치잡이 역량이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어선의 주력은 300t 정도이지만, 대만이나 중국은 1천t급도 있다.

일본은 가격 유지를 위해 일부러 꽁치 어획량을 줄인 적도 있다. 나가야 대표이사는 "어획량을 조절할 필요도 있지만 대규모 조업을 유도하지 않으면 꽁치잡이가 쇠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tae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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