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40년 일한 청소노동자 연금 월 88만 원" 질문에 메르켈 난감

입력 2017-09-15 16:38  

"獨 40년 일한 청소노동자 연금 월 88만 원" 질문에 메르켈 난감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4일(현지시간) 공영 TV 공개토론에 또다시 섰다. 그는 오는 24일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앞서도 이런 형식의 토론회에 더러 참석했다. 이번에도 시민대표들과 독일사회의 주요 현안에 관해 문답을 주고받는 형태로 토론은 90분 동안 진행됐다.

슈피겔, 디벨트 온라인 등 독일 주요 언론이 전한 이 자리의 하이라이트는 보훔 출신의 병원건물 여성 청소노동자 페트라 포겔과의 문답이었다.

포겔은 40년을 일하고 나서 받는 월 연금 액수가 고작 654유로(88만 원)밖에 안 된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의 처지를 이렇게 밝히고선 "왜 독일에서 노인 빈곤 없는 사회가 보장되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까다로운 질문을 받은 메르켈 총리는 그녀에게 보충적 성격의 추가 연금보험에 가입했는지를 되물었지만, "1천50유로를 버는 데요(월 소득이 142만 원밖에 안 되는데요)"라는 그녀의 날 선 반응이 되돌아왔다.

비록 포겔이 노동조합 간부로 일하고 독일 원내 정당 중 가장 좌파적인 색채를 지닌 좌파당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독일 2천만 연금생활자 중 한 명이 전한 이 예화는 초고령사회 독일에서 고령 인구 저연금 현실의 일단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이 문답이 오간 뒤, 메르켈 총리는 내내 예의를 지켰음에도 다른 여성 청중 한 명이 가세하여 메르켈이 그런 반응을 포겔에게 보인 것은 "뻔뻔스럽다고 생각한다"고 악담했다고 디벨트는 썼다.

이 매체는 특히, 포겔이 메르켈에게 십자포화를 가했다고도 평했다. 연금시스템을 곧바로 고칠 수는 없다고 본다는 메르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말꼬리를 잡아 포겔은 "'곧바로'가 무엇을 뜻하는가. 언제라도 바꾸려는 생각은 있다는 것인가"라고 질의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메르켈 총리는 토론회에서 차기 총리가 된다면 임기 4년을 끝까지 마칠 것이냐 하는 질문을 받고 강하게 긍정하는 등 명징한 권력의지를 내비쳤다.

그가 총리가 또 되어 임기를 온전히 채운다면 자신의 과거 정치적 후견인이던 '통일총리' 헬무트 콜과 같은 16년 집권 기록을 세우게 된다.

un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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