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시리아서 첫 사용 소문 무성…파괴력 44t으로 '모든 폭탄의 아버지'
IS 근거지 투하설… 러ㆍ美 확인 거부…반경 300m 내 모든 생물 사망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현존 재래식 폭탄 가운데 가장 강력한 위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제 '모든 폭탄의 아버지'(Father Of All Bombs, FOAB) 실제 사용 여부를 놓고 진실 공방이 한창이다.
공방에 불을 지핀 것은 미국의 온라인 군사 전문매체 '더 워 존'(TWZ)이다. 이 매체는 러시아가 시리아 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돈줄'이자 최후 근거지인 동부 데이르 에조르에 대한 최근 공습에서 FOAB를 처음으로 실전에서 사용했다는 소문이 소셜 미디어에서 나돌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TWZ은 한 트위터 게시글을 인용, "러시아가 데이르 에조르의 IS 근거지에 대한 공습에서 엄청난 위력을 가진 '항공열압력폭탄'(ATBIP)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07년 처음 개발된 FOAB는 TNT 폭약 44t의 위력을 지닌 '슈퍼 폭탄'으로 미국이 4월 아프가니스탄 내 IS 세력을 상대로 처음 사용한 '모든 폭탄의 어머니'(MOAB, GBU-43)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나 국영 매체들은 폭탄 투하에 관한 언급이나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다만 국영 매체를 통해 러시아 공군이 IS의 데이르 에조르 비행장 포위망을 파괴했으며 이 과정에서 IS 지도자 아부 무하마드 알시말리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FOAB 실전 투하 소문을 둘러싸고 이처럼 관심이 높은 것은 이 폭탄의 엄청난 위력 때문이다.
2007년 FOAB 개발 사실을 처음 확인한 알렉산드르 룩쉰 당시 러시아군 참모차장은 그당시 언론과의 회견에서 "전폭기에 의한 FOAB의 투하 시험 결과 효과와 위력은 웬만한 핵폭탄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주요 파괴력은 초음파 충격파(ultrasonic shock wave)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고온에서 나왔으며, 이 결과 거의 모든 생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룩신 차장의 이런 주장에 대해 지난 10여년간 "전형적인 러시아의 '뻥'"이라며 평가절하하는 분위기가 대세였다. 그러나 이런 불신에 쐐기를 박은 것은 시리아 내전이다.
IS를 중심으로 하는 반군 세력의 등장으로 '우군'인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이 붕괴될 위기 상황까지 내몰리자 시리아에 무력개입한 러시아는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신무기들을 잇따라 실전에서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FOAB의 위력과 실전 사용 여부를 확인하지 하지 않고 있다. 만약 실제로 투하했고 이런 사실을 확인해줄 경우 의혹의 시선과 비난이 나올수있다는 점을 의식해서라고 더 워 존 등 언론은 풀이했다.
미 국방부도 오랜만에 찾아온 러시아와의 대(對) IS 잔존세력 소탕전 공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는 듯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IS 격퇴전을 전담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SNS상의 소문에 대해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 데다 특히 러시아군과의 사소한 소통 문제는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직까지 FOAB의 공식 사진이나 영상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SNS상에서는 옛 소련의 수소폭탄인 차르봄바 모조품 사진이나 핵폭탄 파괴 모습을 합성한 사진도 나도는 상황이다.
FOAB는 MOAB와 달리 폭약 대신 가연성 기체 혼합물을 사용, 폭발 시 다량의 가연성 증기가 분출돼 폭발하면서 발생하는 충격파로 반경 300m 내의 모는 생물을 흔적도 없이 살상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대방에게 극도의 공포를 심어주는 데 제격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관통력에서는 MOAB보다 약해 견고한 콘크리트 벙커 등을 타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MOAB는 '공중폭발대형폭탄(Massive Ordnance Air Blast)'의 약어로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정글 내에 활주로를 건설하기 위해 우거진 나무들을 한꺼번에 없애는 용도로 개발했다. MOAB는 무게(9.5t)와 길이(9.17m) 때문에 MC-130 특수전용 수송기로 투하된다.
sh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