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는 출입문 닫고, 주말에 불법행위
(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경기도 고양시가 덕양구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 자갈과 모래 등을 불법으로 생산하는 업체들에 대해 지도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업체는 이를 손쉽게 피해 불법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취재 결과 덕양구 화전동의 K 골재업체는 토요일인 지난 9일 오전 10시부터 4시간 동안 적치장에 쌓아놓은 자갈 등 원석을 중장비를 이용, 파쇄해 인근 대자동 공릉천 자전거도로 공사현장에 반출했다.
지난달 시의 단속에 업체들은 그동안 단속을 피해 주중에는 적치장의 출입문을 닫아놓는 등 운영을 하지 않다가, 주말이나 야간 시간을 틈타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지난달 덕양구 화전동과 강매동, 도내동 창릉천 주변의 골재업체를 단속해 불법으로 자갈과 모래를 생산한 업체 1곳을 적발해 골재채취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조치 했다.
이와 함께 고양경찰서도 이 지역 골재업체들에 대한 불법행위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는데도 이들의 불법행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그린벨트 지역에서 '건축자재 야적장'으로 토지사용 허가를 받고, 불법으로 수억원의 파쇄 설비 등을 갖추고 원석을 선별 파쇄해 모래 생산 등 불법행위를 하는 업체를 적발해 경찰에 고발했다"면서 "K 업체의 불법행위 확인을 위해 앞으로 야간과 주말에도 단속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강과 이어지는 창릉천 주변은 값싼 원석인 마사돌과 풍화암을 구하기 쉬워 골재공장이 자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이곳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업체들은 고양시나 덕양구청으로부터 골재공장으로 허가를 받을 수 없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업체들은 수년 전부터 덕양구청으로부터 '건축자재 야적장'으로 토지사용 허가를 받아 수억원의 파쇄 설비 등을 갖추고 외부에서 들여온 원석을 선별 파쇄해 모래 생산 등 불법행위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이들은 고양시와 덕양구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소형 파쇄기를 원석과 원석 사이에 숨겨놓거나 펜스를 높게 설치한 뒤 가림막으로 가려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했다.
이렇게 생산된 모래 등은 인근 레미콘 공장과 도로공사 현장에 납품되고 있다.
실제로 이 지역 일부 주민들은 2015년 중반부터 지난해 6월까지 불법 영업과 소음, 분진 등의 문제로 시와 덕양구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시와 구청의 적극적인 단속이 없었다.
지난해 7월 주민 일부가 국무총리실에 직접 민원을 냈고, 그제야 고양시와 덕양구는 현장 확인 조사를 하는 등 호들갑을 떨었다.
업체들의 불법행위 등 주민들의 민원에 적극 단속에 나서야 할 시와 구청은 뭉그적거리다 민원이 심해지면 어쩔 수 없이 단속에 나서 '봐주기 의혹'마저 일었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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