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공개일정 없어…유엔 총회 기조연설문 점검
북핵 평화적·외교적 해결 대원칙은 유지…제재·압박에 방점찍힐 듯
주요국 정상과 회담 준비 상황도 점검
헌재소장·중소벤처부장관 추가 인선 고심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청와대에 머물며 다음 주 뉴욕 순방 준비에 집중했다.
문 대통령은 72차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18∼22일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일까지 문 대통령의 공개 일정이 없다"며 "뉴욕 순방 준비와 각종 정국 현안을 점검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으로 숨 가쁜 한 주를 보낸 문 대통령은 잠시 숨을 고르며 유엔 총회 기조연설과 주요국 정상과의 회담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대화를 통한 평화적·외교적 해결이라는 대원칙은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를 무시한 채 도발을 이어가는 만큼 방점은 제재와 압박에 놓일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안보리 대북제재가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를 내고 단합된 행동을 보여줄 것을 적극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21일로 예정된 한·미·일 정상회담을 비롯해 주요국 정상회담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5∼6개국 정상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담국 선정 기준과 관련해 "북핵 문제 협력강화 필요성, 양국 간 실질협력,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효과를 고려해 여러 희망국 중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우방과의 굳건한 동맹체제를 토대로 대북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한편, 다른 정상들과의 만남에서는 우리 정부의 국정철학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기후변화와 난민 문제 등 글로벌 현안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다는 방침이다.
또 방미 기간 예정된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에서는 '북한 리스크'를 해소하고 한국에 안심하고 투자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아울러 유엔 총회는 세계 각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내년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홍보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을 평창동계올림픽 붐 조성의 계기로 삼기 위해 참모들과 함께 효과적인 홍보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이와 함께 한 주간 자리를 비워야 하는 만큼 산적한 국내 현안도 미리 꼼꼼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선, 15일 IRBM(중거리탄도미사일)급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우리 군에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을 지시해야 한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해외에 있더라도 북한의 도발이 있으면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보고·지시 체계에 빈틈이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동의를 두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국회 상황 역시 문 대통령이 주시해야 할 현안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국회에서 '부적격'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자진사퇴한 만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는 반드시 임명 동의를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전날 직접 기자들 앞에 서서 "삼권분립 한 축인 사법부 수장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24일 이전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해 달라"고 국회에 호소했다.
이와 함께 헌법재판소장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추가 인선도 문 대통령이 해답을 내놓아야 하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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