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명은 모두 아베 수행단…"나머지 인사 공개하면 트럼프 일정 유출"
시민단체 "투명성의 눈에 침을 뱉었다" 법정투쟁 벌이기로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겨울 백악관'으로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개인 소유의 마라라고 리조트 방문자 기록을 공개하라는 법원의 판결에 트럼프 정부가 달랑 22명의 이름만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마라라고 리조트 방문기록 공개 소송에서 승소한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 등 시민단체들에 방문자 22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이들 22명은 모두 지난 2월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당시의 일본측 수행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법무부는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방문자 기록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을 담고 있거나, 반영하거나, 관련이 있다"며 제공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일정 정보는 정보공개법(FOIA)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누굴 만났는지 공개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시민단체는 "트럼프 정부는 투명성의 눈에 침을 뱉었다"며 법정 투쟁을 선언했다.
노아 북바인더 CREW 사무국장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라라고 리조트를 방문한 게 한두 번이 아닌데 아베 총리 방문 관련 명단 말고는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겨울 휴양지인 플로리다주(州)에 있는 이 리조트에서 취임 후 총 25일을 지냈다.
앞서 CREW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대학 연구기관은 지난 4월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이 리조트를 포함해 백악관, 뉴욕 트럼프 타워에 대한 방문자 기록을 공개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CREW 등은 당시 "트럼프 백악관은 이익충돌과 윤리 위반 이슈에 얽혀 있어, 어느 정부보다 투명성이 중요해졌다. 그러나 방문기록을 공개한 오바마 정부의 선례를 따르지 않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백악관은 같은 달 보안 및 방문자의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백악관 방문기록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뉴욕 연방법원은 지난 7월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마라라고 리조트 방문과 관련한 모든 기록을 제공하라고 판결했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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