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흑인 쏜 백인경관 무죄판결후 불복종 시위 확산(종합)

입력 2017-09-17 06:02  

美서 흑인 쏜 백인경관 무죄판결후 불복종 시위 확산(종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중부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흑인 운전자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전직 백인 경관에 대한 무죄판결이 내려진 이후 흑인 민권단체 등을 주축으로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흑인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No Justice, No Peace) 등의 구호를 외친 시위대 1천여 명이 전날 저녁 세인트루이스 시내에서 법원 판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해산하는 과정에서 23명이 연행되고 경찰관 10여 명이 다쳤다.

경찰은 "대다수 시위 참가자는 평화롭게 행진했으나 어둠이 깔리자 일부는 기물을 파손하고 경찰관을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리다 크루슨 세인트루이스 시장 관저에도 돌을 던져 유리창 등을 파손했다.

이어 시위대는 이날 낮에도 세인트루이스 시내 웨스트 카운티 체스터필드 몰 등지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이틀째 시위에도 200∼300명이 가세했다.

시위를 주도하는 단체의 활동가들은 '시민 불복종 운동'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2011년 발생한 백인 경관 제이슨 스토클리의 흑인 운전자 총격 사건 판결에 의해 촉발됐다.

스토클리는 마약거래 검문 과정에서 의심 차량을 멈춰 세운 뒤 차 안으로 총을 쏴 흑인 운전자 앤서니 라마 스미스를 숨지게 했다.

스토클리는 스미스가 총을 갖고 있어 방어 차원에서 발포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스토클리는 1급 살인 및 불법무기 사용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나 이 사건을 심리한 순회법원 티모시 윌슨 판사는 "경관이 자기 방어 차원에서 행동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합리적 증거가 없다"며 스토클리에게 무죄 취지 판결을 내렸다.

스토클리는 배심원 재판 대신 판사 재판(벤치 트라이얼)을 택했다.







이번 사건은 과거 로스앤젤레스(LA) 흑인폭동을 유발한 로드니 킹 사건이나 미주리 주 소도시 퍼거슨에서 흑인 소요 사태를 불러일으킨 마이클 브라운 사건과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망했다.

흑인 민권단체 등을 중심으로 시위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주리 주 에릭 그레이튼스 지사는 "주내에서 어떤 형태로든 폭력은 용인될 수 없다. 말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평화적인 방법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인트루이스에서 콘서트를 열 예정이던 밴드 U2는 경찰이 보안 인력을 보내줄 수 없다고 하자 공연을 취소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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