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자유당 "무슬림이 인구 다수 돼선 안 돼"…중도 우파 국민당도 가세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내달 15일 치르는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여론조사 1, 2위를 달리는 국민당(OeVP)과 극우 자유당(FPOe)이 무슬림 이민자들을 겨냥해 '우클릭 경쟁'을 하고 있다.
올해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극우 정당들이 패하며 기세가 꺾인반면 인구 대비 지난해 많은 난민을 받아들인 오스트리아에서는 난민 문제가 여전히 총선 판을 흔들고 있다.
극우 자유당의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당수는 16일(현지시간) 선거 유세 개시 연설에서 "국민당과 사민당(SPOe)의 결정적인 오판 때문에 오스트리아에서 오스트리아인이 소수가 돼서는 안 된다"며 기존 정당들을 공격했다.
그는 자유당에 투표해야 개방적인 난민 정책을 되돌릴 수 있다며 무슬림 난민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2차 세계대전 나치 부역자들이 세운 정당인 자유당은 중앙 정치의 변방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유럽 난민 위기가 불거지면서 대선 결선 투표에 후보를 진출시키는 등 기반을 넓혔다.
1990년대 대중 선동가인 외르크 하이더가 자유당을 이끌던 때만큼 세력을 확장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최근 오스트리아 과학아카데미는 현재 870만 명인 전체 오스트리아 인구의 8% 정도를 차지하는 무슬림 인구가 2046년이면 12∼21%로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슈트라헤 당수는 이민자 복지 제한과 오스트리아인에 대한 소득세 감면 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자유당은 최근 오스트리아 양대 정당이자 오랜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 국민당이 등을 돌린 틈을 타 이번 총선에서 연정 파트너로 두 정당 중 한 곳과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국민당은 올해 5월 당권을 쥔 만 31세의 젊은 정치인 세바스티안 쿠르츠 당수가 오른쪽으로 핸들을 돌리고 있다.
그는 기존 난민 정책이 잘못됐다면서 발칸 루트 폐쇄에 이어 지중해 루트도 폐쇄할 것을 유럽연합(EU)에 요구하기도 했다.
중도우파 성향의 국민당과 중도 좌파 성향의 사민당은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작년 말 대선 결선 투표 때 후보를 내지도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국민당은 올해 5월 연정을 깨고 쿠르츠를 내세워 지지율 반등에 성공했다. 쿠르츠 당수는 극우 성향의 정책 때문에 최근 '외르크 하이더 2.0'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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