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17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 마지막날.
18번 홀 파 퍼트를 성공시킨 미야자토 아이(32·일본)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한때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에까지 올랐던 미야자토가 13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퍼트였다.
2004년 프로로 데뷔한 미야자토는 일본 여자 골프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데뷔 첫 해 5승을 거둔 것을 비롯해 일본 무대에서 통산 19승을 기록하고, 2006년 입문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서는 아홉 번 우승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이 메이저로 승격하기 전 2009년과 2011년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두 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9년 에비앙 마스터스 우승은 미야자토의 LPGA 첫 우승이기도 했다.
자신의 마지막 무대를 에비앙으로 정한 것도 그 때문이다.
미야자토는 5번의 우승을 거둔 2010년 세 차례에 걸쳐 도합 11주 동안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 선수로는 최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좋은 경기 매너로 선수 생활 내내 동료 선수와 팬 모두에게서 인기가 많았다.
이날 미야자토의 마지막 대회 최종 성적은 1오버파였다. 우승권에서 한참 벗어난 성적이었으나 누구보다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81살의 '골프 전설'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가 미야자토의 경기가 끝나기를 기다려 꽃다발을 전달했다.
손가락 부상으로 1라운드에서 일찌감치 기권한 폴라 크리머(미국)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남아 미야자토를 응원했고, 쩡야니(대만)도 기다렸다 긴 포옹을 나눴다.
마지막 라운드를 미야자토와 함께 경기한 이미향(24)과 최혜진(18)도 선배의 마지막길을 포옹으로 배웅했다. 미야자토는 이웃 나라 후배들에게 따뜻하게 행운을 빌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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