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탈원전 재생에너지 전환 vs 전기요금 인상 국민에 부담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와 한국갈등학회는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중단과 건설재개 입장을 두고 전문가들이 시민과 함께 의견을 개진하는 부산지역 순회토론회를 열었다.
발제자로 나선 장다울 그린피스 선임캠페이너는 "원자력발전소가 안전하다면 왜 서울·경기에 원전을 짓지 않을 것인가. 이는 사고 우려 때문이다"며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최소 30㎞ 이내에 심각한 방사선 피폭 영향을 받게 되는데 고리원전의 경우 인근 울산 석유화학 공단, 해운대, 낙동강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를 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발전단가를 보면 재생에너지와 가스는 해마다 내려가지만 원자력과 석탄은 오염 비용 등으로 해마다 올라가고 있다"며 "태양광·풍력이 매년 급성장하면서 원전과 경쟁시대는 끝났고 전 세계는 이러한 에너지 대전환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중단되면 전기요금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탈원전 시 2030년 가구당 전기료는 월 5천572원 인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원전 매몰 비용보다 앞으로 들어갈 7조원의 비용을 아껴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게 지혜로운 선택이다"고 강조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하고 LNG로 대체할 경우 122조원의 비용이 추가되고 신규 원자력을 대체해 태양광과 풍력을 확대하는 비용도 별도의 전기요금 인상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하면 원전에 사용하는 우수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사라지고 원전 수출도 불가능해지게 된다"며 "60년간 공들여 쌓은 원전 기술과 산업기반이 무너지는 데 5년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고리 5·6호기를 건설하면 60년간 125조원 어치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 발전원가 60조원을 제외한 나머지 60조원 이상을 LNG와 재생에너지 보조, 전력망 투자, 복지 등에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찬반 토론자로 나선 문주현 동국대(경주)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가장 값싼 발전원인 원자력을 축소하고 LNG로 대체되면 전기요금이 오르게 되고 수도·가스요금 등 생활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중소기업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우리나라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너무 싸게 공급해주기 때문에 전기가 낭비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며 "기술발전으로 전 세계 전력소비는 정체 또는 줄어들고 있고 태양광 확대로 전력 피크를 완화하면 기저발전(원자력·석탄)도 불필요하므로 비정상적으로 과다한 발전소는 필요 없다"고 반박했다.
양재영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신재생 발전 비율을 20% 확대하기 위해서는 추가 설비 건설에 매년 20조원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되면 전기료 상승으로 국민부담이 증가하고 태양광·풍력 발전 설비를 수입하기 때문에 고용창출도 허망한 꿈이다"고 주장했다.
한병섭 한국원자력안전방재연구소 이사는 "철판 부식 등 부실공사가 원전 격납건물에서 확인됐고 증기발생기에 이물질이 발견됐으나 원전 당국이 은폐한 의혹이 있다"며 "임시시설에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 문제 등이 해결되기 이전에 추가원전 건설은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김지형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시민참여단은 한 달간 온·오프라인 학습을 하고 10월 13일부터 2박 3일 동안 종합토론을 하는 숙의 과정을 마친 뒤 마지막 설문조사로 최종 의결하게 된다"며 "이번 공론화 과정은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으면서 서로 다른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보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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