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넷플릭스 코미디 드라마 시리즈 '마스터 오브 제로'(Master of None)의 작가 겸 배우 리나 웨이스(33)가 에미상 69년 역사에 새 획을 그었다.
18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은 전날 열린 제69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시카고 남부 출신 웨이스가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코미디 각본상(Best Comedy Writing) 수상자가 됐다며 "에미 역사상 흑인 여성이 코미디 각본상 후보에 오른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웨이스는 '마스터 오브 제로'에 레즈비언 드니즈 역으로 출연하며, 제작자 겸 작가·주연인 인도계 코미디언 아지즈 안사리(34)와 공동집필한 시즌2 제8화 '추수감사절'(Thanksgiving)로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 수상자가 됐다.
공동수상자 안사리와 나란히 무대에 오른 웨이스는 추수감사절 에피소드에 큰 사랑과 지지를 보내준 모든 시청자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 '리틀 인디언 보이'(안사리)와 시카고 남부 출신 '레즈비언 블랙 걸'(본인)을 따뜻하게 감싸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웨이스는 자신의 수상을 계기로 방송계에서 유색인종 여성 작가들의 자리가 확립되고 더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길 기대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시카고 CBS방송은 "웨이스 이전, 유색인종 여성으로 에미상 코미디 각본상 후보에 오른 인물은 시트콤 '오피스'(The Office) 작가인 인도계 민디 캘링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캘링은 2010년 공동 필진 그레그 대니얼스와 함께 후보에 올랐으나, 상은 '모던 패밀리'(Modern Family)에 돌아갔다.
웨이스에게 에미상 수상을 안긴 '마스터 오브 제로' '추수감사절'편은 성정체성을 뒤늦게 확인한 드니즈가 22년에 걸쳐 5번의 추수감사절에 가족에게 이를 고백하고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이야기는 레즈비언인 웨이스의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쓰였으며, 애초 웨이스가 집필을 꺼렸으나 안사리와 동료 앨런 양이 설득해 작품이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미디 배우, 작가 겸 프로듀서인 웨이스는 시카고 남부에서 태어나 북부 교외도시 에반스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카고 컬럼비아 칼리지에서 극예술을 공부했다.
그는 '마스터 오브 제로' 외 폭스TV 시리즈 '본스'(Bones), 니켈로디언 시트콤 '하우 투 락'(How to Rock) 등의 대본을 썼고, 넷플릭스 풍자 코미디 드라마 시리즈 '디어 화이트 피플'(Dear White People) 등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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