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지난 2월 5일 오후 9시께 치매에 걸린 A(80·여) 씨가 행방불명 됐다는 신고가 119 상황실로 들어왔다.
소방당국은 구조·구급 대원 40명과 구조견, 드론 등을 투입해 수색했지만 A 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A 씨는 휴대전화 위치정보시스템에 나타나는 지점으로부터 1㎞ 떨어진 곳에서 식당주인에게 19시간 만에 발견됐다.
산악사고 시 소방대원은 통신사 위치정보나 신고자 진술에 의존해 수색을 벌이다 보니 정확한 위치를 찾는 데 종종 어려움을 겪는다.
2017년 금정산 일대에서 119로 신고된 17건의 구조 사례를 분석한 결과 1시간 이내 구조된 경우는 4건으로 24%에 불과했다. 10시간 이상 지나 발견된 구조자도 3명이나 됐다.
금정산은 험한 산악지형 탓에 기지국이 몇 개 없어 통신사 위치정보만으로는 조난자 위치를 확인하기 어렵다.
금정소방서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부산 금정산 일대 13개 등산로에 통신영역 지도를 제작했다고 19일 밝혔다.
통신영역 지도란 특정 지점의 통신 위치정보를 지도에 미리 표시해 조난자의 위치를 예측할 수 있도록 제작된 지도를 말한다.
금정소방서는 금정산 주요 등산로에서 100m 간격으로 119에 신고전화를 걸어 그 위치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비교해 2천개가 넘는 조난자 예상위치를 수집했다.
이후 수집된 위치정보를 지도에 입력해 통신영역지도를 완성했다.
앞으로 금정산에서 조난·실종 신고가 접수되면 119 상황실에서는 GPS와 와이파이(WIFI)를 기반으로 위치를 조회하거나 통신사 위치정보를 통해 현장의 구조대원에게 지번 주소를 알려준다.
구조대원은 상황실에서 파악한 주소를 통신영역 지도상에서 찾아 반경 100m를 수색하면 조난자를 찾을 수 있게 된다.
금정소방서는 통신영역 지도를 시범 적용해 효과가 확인되면 관내 모든 등산로에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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