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아파트 61% '화재 취약'…비용 부담·리더 부재로 재건축 난망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경기도 내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단지 중 건축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 단지가 652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내 전체 공동주택 단지 6천134곳(의무관리대상 3천849곳, 비의무관리대상 2천285곳)의 10.6%를 차지하는 것이다.
특히 도내 노후 공동주택단지 중 90%가 300세대 미만 또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150세대 미만의 '비의무관리대상' 단지여서 안전 확보 및 주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주거학회는 경기도 및 경기도시공사의 의뢰를 받아 올 연말 마무리를 목표로 '노후 공동주택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학회가 현재까지 도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도내 30년 이상 된 노후 공동주택 단지는 현재 652곳이고, 이 중 89.4%인 583개 단지(1천546개동)가 비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 단지이다.
비의무관리대상 노후 공동주택 단지는 고양시가 110곳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안양시 92개 단지, 평택시 67개 단지, 수원시 65개 단지 등이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분류한 비의무관리대상 노후 공동주택 단지의 안전 등급 비율은 A등급이 2.1%, B등급이 69.0%, C등급이 25.6%였다.
또 긴급한 보수·보강이나 사용제한을 판단할 필요가 있는 D등급 단지도 3.4%에 달했다.
이들 노후 공동주택단지 중 32.8%(191곳)를 차지하는 아파트 단지의 D등급 비율은 5.2%로, 전체 공동주택단지의 D등급 비율보다 높았다.
한국주거학회 연구진이 이번 연구용역의 하나로 30년 이상 된 비의무관리대상 노후 아파트 단지 64곳을 표본 조사한 결과에서도 노후 아파트들의 안전 및 생활환경의 심각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설문조사 결과 조사대상 아파트 단지의 64.9%가 방음이 불량하고, 61.3%가 화재로부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 내 주민 공동시설 상태나 녹지공간, 주차장 이용 편의성도 62.2%와 58.3%, 53.3%가 불량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아파트 내부 공간에 균열이 발생한 아파트도 38.3%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노후 아파트 거주민의 36.9%가 장기수선충당금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고, 39.3%는 아파트 관리를 위한 주민자치 조직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58.9%는 향후 이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가운데 79.2%가 재건축을 원한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조사결과 비의무관리대상 노후 아파트 거주민 중에는 저소득층이 많고, 아파트 건물 자체의 관리가 허술하며, 건물 균열과 상수도관 부식, 방음 불량 등 거주 안전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주민들이 재건축을 원하지만, 경제적 부담과 리더 부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정확한 실태조사 후 적절한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는 이같은 조사 내용을 놓고 21일 오후 도의회에서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미나를 한다.
연구용역에 참여한 조인숙 상명대 교수는 "아직 우리나라의 노후 공동주택에 대한 정확한 조사 자료가 없는 실정"이라며 "이번에 노후 공동주택 현황과 문제점 등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를 거쳐 오는 11월께 앞으로 어떤 대책을 만들어 어떻게 시행할지 다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올해 말 이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면 노후 공동주택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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