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테러 총책을 시리아에서 프랑스로 데려온 장본인…각국 수사기관 전전긍긍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130명의 무고한 인명이 희생된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 연쇄 총격 테러에 가담한 핵심 용의자의 신원과 행방이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인상착의와 가명만 알려졌을 뿐 정확한 나이와 이름, 행적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이 테러리스트가 유럽대륙을 활개 치며 대형 테러를 배후조종할 가능성에 주요국 수사기관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프랑스앵테르 방송은 자체입수한 수사기록을 바탕으로 프랑스 대테러당국이 '아부 왈리드'라는 가명으로 알려진 테러리스트를 백방으로 쫓고 있지만, 아직도 체포작전에 진전이 없다고 보도했다.
행방이 묘연한 아부 왈리드는 2015년 11월 13일 파리 연쇄 테러의 총책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현장에서 사살됨)를 시리아에서 프랑스로 직접 데려온 장본인이다.
그는 파리 시내 6곳에서 동시다발적 총격·폭탄테러를 자행하는 과정에서 아바우드를 도우며 중요한 역할을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파리 테러로 무고한 인명 13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으며, 테러범 7명이 경찰의 작전 과정에서 죽었다. 생존 테러범은 현재 프랑스에 수감중인 살라 압데슬람이 유일하다.
파리 테러에서 용케 수사망을 벗어난 아부 왈리드는 석 달 전인 그해 8월 21일 프랑스의 고속열차 테러에서도 핵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인 아유브 엘카자니에게 은신처와 배낭, 무기를 제공하고 그를 벨기에 브뤼셀 역으로 안내한 인물로 지목됐다.
엘카자니는 왈리드의 도움을 받아 브뤼셀에서 자동소총을 숨긴 채 적발되지 않고 고속철에 탑승했고, 열차 안에서 총기를 난사했다. 그러나 열차에 타고 있던 미군 병사와 승객들이 범인을 조기에 제압, 부상자 세 명이 발생하는데 그쳤다.
당시 생포된 엘카자니의 진술에 따르면, 아부 왈리드는 턱수염에 눈매가 날카롭고 다부진 체격을 지녔으며 터키 출신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어와 더불어 네덜란드어 혹은 독일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24∼25세가량일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 정보당국은 그의 실명까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문제는 특급 테러리스트인 아부 왈리드가 프랑스는 물론 유럽대륙 전역을 돌아다니며 대형 테러에 계속 관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데 있다.
프랑스 당국은 최근 스페인과 프랑스 등지에서 발생했거나 범행 직전 단계에서 일망타진된 일련의 테러사건들에 '아부 왈리드'라는 가명으로 알려진 이 테러리스트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2016년 12월에도 파리 연쇄 테러사건을 담당한 법원의 한 수사판사도 재판에서 "아부 왈리드가 앞으로 발생할 테러의 배후가 될 수 있다. 그를 하루속히 체포해야 한다"고 대테러당국에 주문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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