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도 경사조절·250㎜/h 강우 조건서 실험 가능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급경사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사태를 모의실험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실험시설이 울산에 들어섰다.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20일 울산 중구에 '급경사지 최첨단 종합실험동'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급경사지란 경사도가 34도 이상인 비탈면을 말한다. 평지보다 지반이 취약해 산사태 등 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다. 국내 약 1만3천여개소의 급경사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부터 3년간 총 76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종합실험동은 ▲ 세계 최대 규모의 급경사지 붕괴모의 실험시설 ▲ 인공강우 재현 장치 ▲ 실험관제실 ▲ 지반 물성 실험실 ▲ 대형 항온항습실로 구성됐다.
급경사지 붕괴모의 실험시설은 최대 약 400t가량의 흙으로 비탈면을 재연해놓은 것이다. 기계적 조작을 통해 0∼40도까지 비탈면 경사 조절이 가능하다.
시설 최대 높이는 16m이고, 시간당 250㎜의 강우 조건에서 산사태 붕괴실험을 할 수 있다.
재난연구원은 21일 실험시설을 통해 작년 태풍 '차바' 당시 발생했던 울산지역 산사태 상황을 재현하는 붕괴실험을 실시한다.
연구원은 이번 실험 결과와 현재 개발 중인 '급경사지 재해 예·경보 시스템' 분석 결과를 비교 연구해 '한국형 계측기준' 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재난연구원은 2020년까지 2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급경사지 붕괴 재현·실증실험 기술 개발, 급경사지 재해 예·경보 시스템 구축 등에 나설 예정이다.
심재현 재난연구원장은 "최첨단 종합실험동 구축으로 체계적인 연구가 가능해졌다"며 "국내외 연구기관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급경사지 연구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edd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