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 전신주에 절연시설 설치해 감전사고 예방
(예산=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춘 천연기념물 황새 두 마리가 힘찬 날갯짓을 하며 자연으로 돌아갔다.
충남 예산군은 20일 오전 황선봉 군수, 류희찬 한국교원대 총장, 남영숙 황새생태연구원장 등 8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광시면 관음리 단계적 방사장에서 황새 자연 방사 행사를 열었다.
2005년 9월 황새 8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낸 것을 시작으로 네 번째 자연방사다.
참가자들의 테이프 커팅과 함께 방사장 케이지가 열리자 암수 황새 두 마리가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날아갔다.
황새는 자연 방사장 상공을 서너 바퀴 돌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참석자들은 황새가 자연에서 잘 적응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힘찬 박수를 보냈다.
자연으로 돌아간 황새는 지난해 5월 국내 유일 황새 테마공원인 예산황새공원에 태어나 자란 성조다.
황새공원 측은 자연방사에 대비해 비행 훈련과 먹이 적응 훈련 등을 하며 자연 적응에 대비했다.
황새 다리에는 관리번호, 출생연도, 성별, 부모, 출생지 등을 알 수 있는 인식표와 함께 위치추적 모니터링을 위한 GPS 장치를 부착했다.
이날 자연 방사는 지난해 5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방사 황새가 전신주에 내려앉았다가 감전되는 일이 잇따르자 황새 보호를 위해 방사를 중단키로 했기 때문이다.
예산군은 감전사고 예방을 위해 한전과 함께 광시면 일대 630여개 전신주에 절연시설을 설치했다.
또 황새의 안전을 위한 위치추적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한 구조를 위해 비상대기조를 편성하는 등 황새 보호 활동을 강화했다.
황새는 예로부터 복과 건강을 가져다주는 행운의 새로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텃새였지만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자취를 감췄다.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 한 쌍 중 수컷이 산란 직후 밀렵꾼의 총에 맞아 죽은 뒤 자연 번식이 중단됐다.
현재는 천연기념물 제199호이자 국제 보호조로 지정될 만큼 귀한 '희귀조'가 됐다.
한국교원대는 1996년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에 서식하던 새끼 황새 암수 한 쌍을 들여오면서 예산군과 함께 황새 복원 사업을 시작해 2015년부터 야생에 황새를 날려 보내고 있다.
황선봉 군수는 "황새 복원은 단순히 멸종위기 동물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생태계의 복원을 통해 인간을 구하는 것"이라며 "복원된 자연환경에서 황새와 더불어 살아가는 군민을 생각하며 황새 복원을 위해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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