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화재 4명 사상…소방차 진입 어려워 큰불로 이어져
(남양주=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경기도내 대표적인 가구공단인 남양주 성생공단은 소방·행정당국의 점검과 대책에도 불구하고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2년에는 이곳에서 불을 끄던 소방관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공단 내 공장 대부분이 불법 건축물이어서 소방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데다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 안전의식도 낮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공장이 난립한 탓에 소방차 진입 공간도 좁아 한번 불이 나면 대형 화재로 이어진다.
2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성생공단에서는 매년 평균 6건의 불이 났다. 2015년에는 이례적으로 세 달간 5건이나 발생했다.
이에 경기도 재난안전본부는 특별 점검을 벌여 화재에 취약한 이유를 찾았다.
성생공단은 남양주시 화도읍 녹촌리 494번지 일대에 59만5천㎡ 규모로 조성된 국내 가구제조·유통의 중심이다.
460여 개 업체에 외국인 500여 명을 포함한 1천991명의 근로자가 공장 304동과 전시장 90개 동에서 일하고 있다.
1960년대 한센인들이 모여 축산농장을 경영하면서 정착하기 시작했고 1980년대부터 축사를 무단 증축해 가구공장 등으로 임대하면서 공단이 형성됐다.
그러다 보니 소방점검을 받지 않은 무허가 건물이 난립했고 무단 증축 건물과 도로 사이가 좁아 화재 발생 때 소방차 진입이 어렵다.
입주업체가 대부분 영세하다 보니 소화기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 안전의식이 부족했다.
문제점을 찾아낸 재난안전본부는 소방차량 통행이 어려운 지역을 중심으로 소화전을 우선 설치했다. 협소한 길에도 이동할 수 있는 미니소방차를 도입하고 오토바이소방대를 운영했다.
또 업체당 소화기 5개 이상을 배치하고 근로자들이 하루 2차례 이상 순찰해 사고를 예방하도록 공단 측에 요청했다.
이 같은 대책에도 지난 한해 성생공단에서만 11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올해도 8건 크고 작은 불이 났다.
지난 19일 불이 난 섬유공장 역시 불법 건축물이다.
공장 내 섬유건조기 유증기 폭발로 추정되는 불이 나 캄보디아 출신 20대 근로자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같은 캄보디아 출신 30대 근로자와 한국인 근로자 등 2명이 전신 3도 화상과 기도 화상 등 중상을, 업체 대표가 연기를 마시는 경상을 입었다.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은 해당 공장 전체에 대한 작업중지를 명령하고 강도 높은 현장 조사를 벌인 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드러나면 엄중히 처벌할 방침이다.
소방서 관계자는 "불법 건축물 난립으로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공장 스스로 화재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며 "공장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한번 불이 나면 인근으로 확산할까 봐 가장 신경 쓰인다"고 우려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공단 내 공장들이 대부분 무허가인데도 수가 워낙 많아 그동안 행정 손길이 미치지 않았다"며 "공단을 재개발하고자 공장들을 잠시 이전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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