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언에 강력 반발…"핵합의 먼저 파기 않을 것"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2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란이 먼저 합의를 파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핵 합의가 국제정치의 '불량배 풋내기(rogue newcomer)'에 의해 파괴되면 대단한 유감"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기조연설에서 이란을 불량 국가로 지목하면서 핵 합의 파기 가능성을 또다시 언급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전날 이 존엄한 기구(유엔)에서 쏟아낸 무지하고, 터무니없고, 악의적인 레토릭은 평화와 회원국 간 존중을 추구하기 위해 설립된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란 핵 합의는 국제사회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안보리 결의로 뒷받침된 것"이라면서 "한, 두 국가에 의해 운명이 결정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사일을 포함한 이란의 방위력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방어적 억지"라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기조연설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합법적이고 정당한 국제적 합의를 짓밟으려는 정부와의 대화는 "시간 낭비"라고 비난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발언에도 불구하고 핵 합의에서 퇴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미국 관리들이 핵 합의에서 탈퇴해 이란을 압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았고, 추구하고 있지도 않으며,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미국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은 핵 합의를 지키는데 미국은 철회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란은 핵 합의를 더는 지키지 않고 새로운 길을 추구하겠다"고 경고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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