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일 '은발' 오랑우탄, 방사 불발…특별 보호구 마련키로

입력 2017-09-21 09:45  

세계유일 '은발' 오랑우탄, 방사 불발…특별 보호구 마련키로

열성인자 탓에 야생 생존 힘들어…희귀성으로 밀렵 표적 될수도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하얀 털과 푸른색 눈을 지닌 채 포획돼 화제가 된 희귀 오랑우탄을 위해 인도네시아의 숲 속에 5만㎡ 규모의 특별 보호구가 조성된다.

21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인 보르네오오랑우탄생존재단(BOSF)은 지난 4월 27일 서칼리만탄 주의 오지 마을에서 발견된 알비노(백색증) 오랑우탄 '알바'를 방사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BOSF는 중부 칼리만탄 주에 있는 오랑우탄 재활센터 인근 숲 5만㎡를 너비 5m의 수로로 둘러싸 보호구를 조성하고 알바를 수용할 계획이다.

몬테라도 프리드먼 BOSF 대변인은 "알바는 백색증 때문에 시력과 청력이 나쁘고 피부암 합병증에 걸릴 위험성도 커 자연으로 돌려보내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보호구에는 알바와 친하게 지내는 다른 오랑우탄 3마리도 함께 수용될 것"이라면서 "이 동물들을 인간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BOSF는 애초 비밀리에 알바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생존경쟁에서 밀려 도태될 가능성이 큰 데다 희귀성 때문에 밀렵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방사를 포기했다.






보르네오 섬에 사는 오랑우탄의 털 색깔은 통상 적갈색이지만, 5살짜리 암컷 오랑우탄인 알바는 전신의 털과 피부가 흰색이고 푸른 눈을 갖고 있다.

이처럼 백색증 증상을 보이는 오랑우탄은 알바가 현재까지 알려진 유일한 사례다.

알바는 경찰에게 압수돼 BOSF로 넘겨진 이후 지난 5개월 동안 오랑우탄 재활센터 내 우리에 수용된 채 관리를 받아 왔다.

보르네오 섬과 수마트라 섬에만 남아 있는 오랑우탄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이다.

팜오일과 고무나무 농장 개간 등으로 서식지인 열대우림이 급속도로 파괴되면서 개체수가 급감한 결과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1973년 28만8천500마리에 달했던 보르네오 섬의 야생 오랑우탄 수가 2025년까지 4만7천 마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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