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자본 투자로 일자리 창출하자' 국회서 세미나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시중에 떠도는 자금의 규모를 보여주는 '단기 유동자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과잉 유동성이 생산적인 방향에 투입되도록 사모 시장 환경 정비, 합리적 과세체계 마련 등 자본시장의 투자 매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모험자본 공급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본시장 역할' 정책 세미나에서 "올해 7월 말 단기 유동자금이 987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단기 유동자금은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 6개월 미만 정기예금 같은 현금성 자산과 양도성예금증서(CD)를 포함한 시장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투자자예탁금 같은 투자 대기성 자금을 합친 것이다.
단기 유동자금은 2009년~2012년에는 매우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2013년부터 급증하고 있다.
황 실장은 "2013년 이후 수신금리가 3% 미만으로 하락한 데다 대부분 금융상품 수익률도 크게 낮아지면서 투자 대기성 자금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잉 유동자금을 생산적인 방향으로 선순환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사모 시장의 규제를 효율화하고 연금상품 기능을 제고하는 등 자본시장의 투자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금융투자상품 간 이익과 손실을 통합해 세금을 계산하고 장기투자에 대해 우대세율을 적용하는 등 과세체계를 개선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황 실장은 올해 일몰 예정인 해외주식펀드의 비과세 혜택 연장, 증권사의 외화 콜시장 참여 허용, 부동산 가격지수 개발 등도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다.
다른 주제발표자인 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금융이 미래형 고부가가치 산업의 성장을 유도하는 생산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면서 모험자본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 교수는 "증권사의 보수적 운용 관행을 개선하려면 벤처기업 지분투자 시 위험액 가산적용을 면제하는 등 영업용순자본비율(NCR)과 레버리지비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사모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신성장 기업의 비상장주식 거래에 대한 과세 개선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채병권 미래에셋대우[006800] 전무와 윤승일 IBK투자증권 이사는 각각 초대형 투자은행과 중소형 증권사의 모험자본 투자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세미나는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 금융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금융투자협회와 경제민주화정책포럼 '조화로운 사회'가 주관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축사에서 "투자은행이 모험자본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며 "초창기 아마존이 모험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처럼 우리 업계도 모험자본 투자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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