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헌신' 고 조비오 신부 1주기 추모 미사

입력 2017-09-21 13:33  

'5·18 민주화운동 헌신' 고 조비오 신부 1주기 추모 미사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재조사와 진상규명 움직임이 다시 일고 있는 가운데 생전 5·18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고(故) 조철현 비오 몬시뇰 (조비오) 신부 선종 1주기를 맞아 21일 전남 담양군 천주교공원묘원에서 추모 미사가 열렸다.


이날 김희중 대주교(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가 집전한 추모 미사에는 윤공희 대주교, 고인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와 신자, 5·18 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조 신부의 묘비에 새겨진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는 성경 구절처럼 평생을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고인이 편히 잠들기를 기도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성직자로서 강직하고 거룩한 삶을 살려고 노력한 조비오 신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에서도 큰 역할을 하셨다"며 "누구도 관심 두지 않는 장애인들을 위해 헌신한 조 신부처럼 우리가 각자의 삶을 잘 살기 위해서 어떤 몫을 택해야 하는가 생각해 보자"고 말했다.

고인의 조카 조영대 신부(광주 북구 용봉동 성당 주임신부)는 "조비오 사제의 헬기 기총소사의 증언은 5·18진상규명의 가장 중요한 증언임에도 불구하고 전두환이 회고록을 통해 '사제를 성직자의 탈을 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한 것은 사자의 명예를 훼손이다"며 "오히려 그 회고록을 통해 5·18의 진상을 규명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조 신부는 1969년 사제 서품을 받고 전남 나주·진도, 광주 계림동 등 성당의 주임신부, 광주전남 민주언론운동협의회 의장, 5.18 기념재단 초대 이사장, 조선대학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에는 시민수습위원으로 참여해 부조리에 맞서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옥고를 치렀고, 1989년 열린 5·18 진상규명 국회 청문회에서 "신부인 나조차도 손에 총이 있으면 쏘고 싶었다"며 신군부의 잔학한 학살행위를 생생하게 증언했다.

2006년 38년간의 사목 생활을 퇴직하고 나서도 사회복지법인 소화자매원 이사장, 광주·전남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를 맡으며 통일과 민족화합, 사회복지운동에 주력했다.

2008년에는 국내에서 28번째로 고위 성직자 품위이자 교황의 명예 사제인 '몬시뇰'에 임명 후 향년 80세의 나이로 지난해 9월 21일 선종했다.

pch8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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