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북한의 자금 세탁을 도운 혐의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던 중국인 기업가가 달아난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1일 북중접경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으로 흘러들어간 자금을 세탁하는데 도움을 준 혐의로 중국 당국 조사를 받던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소재 모 항만개발기업 대표 왕 모씨가 갑자기 종적을 감춰 공안이 그의 행방을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접경지역 소식통은 "단둥항이 지난해 2월 이후 북한선박과 북한 항구를 거쳐온 외국 선적 배에 대해 입항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북한에 제재를 했는데 이는 단둥항을 보유한 해당 기업의 입김이었다"며 "그러나 당국은 이 업체가 북한과 뒤로 거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북한 4차 핵실험 등 잇단 군사도발에 격앙된 중국 정부와의 교감 속에 이 업체가 선제적으로 북한 제재를 시행했으나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었다는 설명이다.
작년 9월을 전후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연계된 혐의로 중국 당국 조사를 받은 랴오닝(遼寧) 훙샹(鴻祥)그룹의 마샤오훙((馬曉紅·47) 전 대표는 구속됐고 자신이 보유한 중국 시중은행 주식 전체를 처분하는 등 경제계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왕 대표가 잠적한 것도 당국 조사를 순순히 받을 경우 자신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마 전 대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시간을 벌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 정부는 대 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천문학적 벌금을 부과했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중싱·中興통신)의 정보를 활용해 북한의 자금 세탁을 도운 중국 업체들을 수사 중이었고 이 기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중국 기업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금융제재를 피해 북한이 미국 금융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중간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ZTE가 미 정부에 제공한 자료에 설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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