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북 관계 유력 소식통…한반도 위기 중재 시도 러시아가 초청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의 대미협상을 총괄하는 최선희 외무성 미국 국장이 다음 주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북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정통한 소식통은 21일(현지시간) "최 국장이 다음 주 후반 모스크바를 방문해 올레그 부르미스트로프 러시아 외무부 특임대사와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군사옵션 언급 등으로 고조된 한반도 위기 해법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반도 문제 담당 특임대사로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를 맡고 있는 부르미스트로프는 지난 7월 말 방북해 자국이 마련한 한반도 위기의 단계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북한 측의 입장을 타진한 바 있다.
최 국장은 지난 18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를 만났다.
러시아의 최 국장 초청은 한반도 위기 중재를 위한 적극적 노력의 하나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최근 미-북의 강경 대치로 한반도 위기가 무력 충돌 직전 수준까지 고조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북핵 협상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앞서 이달 12일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모스크바로 초청했다. 윤 대표는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회담하고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
윤 대표와 모르굴로프는 각각 북핵 6자회담 미국과 러시아 측 수석대표를 맡고 있다.
미국과 북한 측과의 연이은 접촉을 통해 양국의 심중을 파악한 러시아는 앞서 제안한 한반도 사태 해결 '로드맵'(단계별 문제 해결 구상)을 바탕으로 당사국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중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그동안 대북 고강도 제재와 군사적 압박을 자제하고 지난 7월 초 러-중국 양국이 함께 제안한 로드맵에 근거해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러-중 로드맵은 북한이 추가적인 핵·탄도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핵과 미사일의 비확산을 공약하면 한·미 양국도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1단계에서부터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2단계를 거쳐 다자협정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지역 안보체제 등을 논의하는 3단계로 이행해 가는 단계별 구상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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