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한 추진은 사후동의 가능" vs "도의회 무시 목적 의심"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경기도가 도의회의 동의안 처리 보류에도 불구하고 광역버스(직행좌석형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과 관련한 시·군 협약 체결을 강행하기로 해 도의회가 반발하고 있다.
22일 도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 광역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위해 오는 27일 22개 시·군과 협약식을 열기로 하고 지난 14일 해당 시·군에 공문을 보냈다.
광역버스가 운행 중인 도내 24개 시·군 가운데 고양시와 성남시를 제외한 22개 시·군이 버스준공영제에 동참하기로 한 상태다.
도는 앞서 도의회 임시회(8월 29일∼9월 12일)에 '협약 동의안'을 제출했지만 도의회는 지난 12일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하지 않은 채 처리를 보류했다.
도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도와 도의회 연정(聯政)과제로 버스준공영제를 추진하기로 하며 광역버스 입석 해소, 노선체계 및 서비스 혁신, 근로여건 개선을 목적으로 명시했는데 도가 이와 관련한 정확한 분석자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협약 동의안 보류 이유를 설명했다.
또 "광역버스 준공영제 도입과 관련해 수익성이 아닌 공공성 강화의 입장에서 시·군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기로 했지만 도는 이런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도 관계자는 그러나 "경기도 업무제휴 및 협약에 관한 조례를 보면 '중요 협약 체결 시 사전에 도의회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긴급한 추진이 필요한 경우에는 도의회의 의결을 받은 때부터 효력이 발생한다는 조건을 붙여 업무제휴나 협약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도지사의 약속대로 내년 1월부터 준공영제를 시행하려면 예산 편성과 협의체 구성 등을 위해 시·군과 서둘러 협약을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의회 민주당 박승원 대표는 "버스준공영제에 대해 찬성하지만 막대한 재정 부담이 되는 만큼 철저한 준비를 거쳐 도입해야 한다"며 "내년 1월 시행을 위해 도의회를 무시한 채 협약을 체결하는 목적이 의심된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상당수 의원은 버스준공영제가 내년 도지사 선거용이라고 주장해 왔다.
경기도 광역버스 준공영제는 서울·인천 등 6개 광역시처럼 공공기관이 수입금을 관리하고 운행실적에 따라 원가를 보전해 주는 방식(수익금공동관리제)이다.
도와 시·군이 50%씩 재정을 분담하고 중장기적으로 도가 인·면허권을 각 시·군으로부터 회수하게 된다.
버스준공영제는 버스의 가동률을 높여 입석률을 낮추고 운전기사의 근로여건을 개선해 안전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대신 지자체는 예산 지출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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