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환구시보 등 보도 비판…中 대북제재 동참 불만 관측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이 최근 대북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중국 언론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강하게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주요 매체들은 22일 "조선(북한)의 정당한 자위권 행사를 걸고든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제재압박 광증이 극도로 달한 때에 중국의 일부 언론들이 우리의 노선과 체제를 심히 헐뜯으며 위협해 나섰다"는 내용을 포함한 '창피를 모르는 언론의 방자한 처사'라는 제목의 개인 필명 글을 게재했다.
이 글은 중국 인민일보·환구시보·인민망·환구망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 매체가 주장한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비난 등을 언급한 뒤 "일개 보도 매체로서 다른 주권국가의 노선을 공공연히 시비하며 푼수 없이 노는 것을 보면 지난 시기 독선과 편협으로 자국 인민들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어지간히 잃은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아울러 중국 언론의 기사 가운데 '중국을 이웃으로 둔 것은 북한의 행운'이라는 표현한 점을 문제 삼아 "좋은 이웃에 대해 논한다면 할 말은 조선이 더 많다"고 공세를 폈다.
그러면서 "중국이 1960년대에 진행한 첫 핵실험을 두고 당시 소련과 미국은 물론 온 세계가 규탄 성명을 낼 때 유독 국가의 정부성명으로 적극 지지해주고 힘을 실어준 좋은 이웃이 바로 조선"이라고 주장했다.
글은 "중국이 그 누구에게로 갈 때 납작 엎드리고 갔다고 해서 조선도 그래야 한다는 법은 없으며 그걸 배우라고 강요할 필요는 더욱 없다"면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의 사명을 망각하고, 내정간섭을 공공연히 일삼는 중국 언론의 경솔한 행위는 미국에 추종해 조중(북중) 두 나라, 두 인민 사이에 쐐기를 치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강변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이 일제히 중국 언론의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이처럼 강하게 비난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중국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동참 등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식 정부기관의 입장 발표가 아닌 '정필'이라는 인물의 개인 논평으로 형식에서 다소 수위조절을 했다.
앞서 북한은 중국의 북한산 석탄수입 전면 중단 결정 이후인 지난 2월과 4월에도 관영 매체를 통해 '정필' 명의의 논평을 게재하면서 중국의 대북 경제 제재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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