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늙다리 미치광이' 영문 표현 'dotard'에 관심 집중

입력 2017-09-22 16:39  

김정은 '늙다리 미치광이' 영문 표현 'dotard'에 관심 집중

셰익스피어 작품에 자주 나오는 고어…14세기에 처음 등장

美네티즌 검색 폭주…"김정은 영어실력이 트럼프보다 나아" 조롱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응해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미 주요 언론들이 관심을 보이며 집중 보도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 위원장이 직접 성명을 발표한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강도 높은 표현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고 초강경 대응을 선언해서다.






미 언론들은 성명 가운데서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며 사용한 '노망난 늙은이'(dotard)라는 표현에 특별히 주목했다.

김 위원장의 성명 발표 후 북한 측이 별도로 내놓은 영어 성명에 등장하는 이 단어는 현대에는 잘 쓰지 않는 옛날 용어다.

22일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네티즌들도 큰 관심을 보이며 단어를 검색해 성명 발표 직후 인터넷에서 이 단어를 검색하는 횟수가 급증했다.

메리엄 웹스터 사전은 트위터에 이 단어 검색이 폭주했다고 밝혔다. 메리엄 웹스터 사전은 이 단어를 '정신적 균형이 쇠퇴해 망령이 드는 상태나 기간'으로 풀이했다.

또 '망령들다'라는 의미의 중세 영어단어 'doten'에서 유래됐으며 14세기 처음 사용됐을 때는 '얼간이'라는 의미였다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

현대 영어에선 사용 빈도가 낮지만 셰익스피어는 이 단어를 즐겨 써 '베니스의 상인', '리어왕' 등 여러 작품에 등장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한국어로 성명을 발표할 때 사용한 표현은 '늙다리 미치광이'로, 이를 영어로 번역하면서 'dotard'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이런 배경에 상관없이 미국 네티즌들은 새로운 단어로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고 있다.

코미디 웹사이트인 '퍼니 오어 다이'는 트위터에 'dotard'를 "존재하는 줄 몰랐지만, 오늘 구글에 검색해본 뒤 '세상에, 꽤 정확한데'라고 생각한 단어"라고 풀이했다.

또 어떤 사용자는 "소위 미국의 대통령이라고 하는 사람이 북한의 전체주의 정권에서 성장한 녀석한테 영어 교육을 받았다"고 비꼬았다.

코미디 작가인 닉 잭 파파스도 트위터에 "김정은이 최소한 트럼프보다 영어사전을 한번 더 찾아봤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사용한 표현이 흥미롭다는 이유만으로 잔혹한 독재자를 찬양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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